고향 고흥ㆍ보성 체육관서 열려
국내외 정상급 선수 10여명 출전
“레슬링은 힘들고 배고프던 시절 잠시나마 근심을 내려놓고 웃음을 준 스포츠였다. 김일 선수는 온 국민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준 영웅이었다.” 전남 고흥군 금산면의 박모(76)씨는 고흥에서 열리는 국제레슬링대회장을 찾아, 프로레슬링의 황금기였던 1960년대를 회상했다.
‘박치기왕’ 김일의 10주기를 맞아 그의 고향인 전남 고흥군과 보성군에서 프로레슬링 대회가 열리고 있다. 26일 고흥군 금산면 어전리 김일기념체육관에서 ‘2016 세계레슬링협회(WWA) 국제프로레슬링대회’가 열린 데 이어 28일 보성군 보성읍 다향체육관에서 대회를 이어간다. 노지심 홍상진 김종왕 임준수 등 8명의 국내선수를 비롯해 외국에서 붓마(미국) 마자카도ㆍ가미카제(일본) 제임스 라이딘(뉴질랜드) 등 6명이 출전한다. 경기는 세계협회 태그매치(2대2 복식경기)와 울트라 종합격투기(FC) 방식으로 진행한다.
김일은 한국 최초 프로레슬러 역도산의 제자로 1960~70년대 중반까지 박치기왕으로 최고의 인기를 끌었다. 선수시절 20여차례 세계챔피언 타이틀을 따냈다.
80년대 은퇴 후 사업과 후진 양성에 매진하다 2006년 10월 26일 경기 후유증과 고혈압으로 쓰러져 별세했다. 그의 고향 고흥군에는 기념체육관과 기념관, 공원이 조성돼 매년 그를 추모하는 박치기 대회와 프로레슬링대회가 열리고 있다.
김일 선생의 1기 제자로 한국 프로레슬링을 이끄는 이왕표 한국프로레슬링연맹 대표는 이날 고흥에서 선생의 묘를 참배하고 “세월이 10년이나 흘렀지만 항상 옆에 계신 느낌이다”며 “국민의 영원한 영웅인 김일 선생을 느끼고 한국 프로레슬링이 다시 출발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흥=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