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 인천ㆍ신안 등 전국 32명 입건
병든 새우 유통 의혹 수사 확대
사용한 양식장 더 늘어날 듯
병든 양식새우 치료제로 인체에 유해한 약품을 전국 새우양식장에 공급한 업자와 양식장대표 등 32명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이중 10명의 양식업자는 병에 감염된 새우를 폐기하지 않고 시중에 유통시키다가 입건됐다.
서해해양경비안전본부는 26일 새우병 감염 퇴치를 빙자해 인체에 유해한 약품을 인천과 전남 신안 등 전국의 새우양식장에서 공급한 박모(68)씨 등 2명을 약사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또 박씨 등에게 약품을 구입해 사용한 김모(69ㆍ신안)씨 등 양식업자 20명을 화학물질관리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특히 해경은 병에 감염된 새우를 폐기하지 않고 유통시킨 최모(55ㆍ무안)씨 등 양식업자 10명도 적발, 조사를 벌이고 있다.
조사결과 박씨는 2014년 4월부터 지난 8월까지 수입과 판매가 금지된 태국산 유독물질인 트리풀루랄린이 함유된 약품을 밀수입, 박씨 등 양식업자들에게 약품 1ℓ짜리 총 7,000병을 판매해 모두 1억6,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박씨가 공급한 트리풀루랄린은 제초제에 사용하는 유독물질인데도 수질정화제로 위장해 수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이 트리풀루랄린은 태국에서 수초제거용으로 사용되어오다가 현재 금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우양식업자 김씨는 지난해 7월 박씨로부터 이 약품(1병ㆍ5만원) 6병을 구입해 자신의 양식장에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해경은 박씨 등에게 약품 구입을 의뢰한 새우양식업자 35명에 대한 명단도 확보, 구입 의뢰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서해해경 국제범죄수사대 문현식 대장은 “수사가 진행 중이어서 위반 양식장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며“일부 양식업자들의 위법한 행위로 인해 정직하게 운영하는 양식업자들까지 피해를 입는 사례가 발생치 않도록 공정한 수사를 벌이겠다”고 말했다.
박경우 기자 gw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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