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광인/사진=한국배구연맹
[한국스포츠경제 정재호] 만년 하위 이미지가 씌워진 프로배구 V리그의 한국전력이 달라지고 있다. 정규 리그 전초전으로 여겨지던 KOVO(한국배구연맹)컵을 포함해 지난 두 달간 공식 경기 7승 1패를 질주하며 태풍의 핵으로 떠올랐다. 그 중심에는 토종 공격수 전광인(25)이 있다.
한국전력은 25일 끝난 삼성화재와 원정 경기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3-2의 재역전승을 거두고 시즌 2승 1패를 기록했다. 이날 경기 내용은 컵 대회 5전 전승 우승이 우연이 아님을 입증하는 결과였다.
한국전력의 상승세는 부상에서 돌아온 전광인을 빼놓고 설명할 수 없다. 삼성화재전 역시 팀이 필요로 할 때 알토란같은 득점(27점)으로 승리를 견인했다. 특히 승부처에 강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5세트 5-5의 동점 상황에서 승기를 가져오는 중요한 블로킹을 성공시키는 가하면 13-11에서는 손수 마지막 2점을 강력한 스파이크로 장식했다. 경기 뒤 신영철 감독이 "고비 때마다 전광인과 강민웅이 흔들리지 않고 해줬던 게 좋았던 것 같다"고 칭찬할 만큼 존재감이 빛났다.
전광인은 대학 때부터 국가대표 에이스 노릇을 했던 특급 유망주였다. 그러나 각종 국제 대회와 국내 대회를 오가며 몸을 혹사하는 바람에 결국 슬럼프가 찾아왔다. 지난 시즌에는 무릎 부상과 허리 통증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긴 재활을 거치고 코트로 돌아온 그는 확실히 업그레이드가 돼 있었다. 신 감독이 인정한 승부사 기질은 여전하다. 결정적인 순간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고 경기 중 무릎이나 발목에 통증을 느껴 절뚝거리면서도 경기를 빠지지 않는 투혼은 선수단에 정신적인 단결력을 불어넣었다. 현장에서 만난 전광인은 "무조건 내가 끝내야겠다는 생각밖에 안 했다"며 "몸이 후반에 달궈지는 건 있는 것 같다. 또 가면 갈수록 합이 맞아 들어간다"고 말했다.
주전과 비주전의 실력 차가 존재하는 팀 사정상 무엇보다 항상 따라다니는 부상 재발의 위험을 아무리 주의해도 지나치지 않다. 사실 지금도 정상이 아닌 그는 "KOVO컵 때 좋은 몸 상태였는데 지금은 업다운이 심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다. 그때 몸 상태만 생각하고 있다 보니 그렇다"고 시인했다. 그걸 극복하는 배경에는 선배 윤봉우(34)의 조언이 컸다. 그는 "봉우형이 한 시즌을 치르면서 최고의 컨디션으로 뛰는 게 몇 경기나 될 것 같으냐면서 안 좋을 때 풀어나가는 것도 너의 능력이라고 말해준 부분이 와 닿았다"며 "안 좋을 때도 있는 거니까 거기에 맞춰서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투지를 다졌다.
전광인은 한국 남자 배구의 미래를 짊어지고 있는 공격수라는 점에서 돌아온 그의 활약은 더욱 의미가 있다. 박희상 KBS 배구 해설위원은 "타점이 좋은 상태에서 붙여 때리기 때문에 잡기가 참 어려운 선수"라고 했고 최천식 SBS 해설위원은 "전광인의 주특기는 직선 공격이다. 팔꿈치와 손목 스윙 좋아 대각선이 아닌 직선으로도 위력적"이라고 진단했다.
실력은 이미 자타가 공인한다. 여기에 해결 능력과 투혼이 더해졌다. 남은 건 건강과 꾸준함이다. 여기에 한국전력의 성패가 달려있다.
정재호 기자 kemp@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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