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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비앤비로 외국에서 ‘살아’보려다 그만…

입력
2016.10.2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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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there”, 그 곳에서 ‘살아’보라는 문구를 전면에 내세운 ‘에어비앤비’ 메인.
“live there”, 그 곳에서 ‘살아’보라는 문구를 전면에 내세운 ‘에어비앤비’ 메인.

“여행은 살아보는 거야.” 숙박공유서비스 ‘Airbnb(이하 에어비앤비)’는 호텔과 같은 전통적 숙박시설에서 묵는 대신 실제 주민이 사는 곳에서 현지 문화를 접할 수 있다는 점을 매력으로 급성장을 이뤘다. 공식 상장기업은 아니나 기업가치 300억 달러를 넘어섰고, 191개국, 200만개 이상의 숙소 거래를 제공하는 거대 플랫폼이다.

그러나 현지인처럼 한번 ‘살아보려다’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현재 이슈가 되고 있는 인종차별 문제부터 폭행, 절도와 같은 법적 문제까지 언제 어디에서 무슨 일이 닥칠지 모른다. 안티 에어비앤비 사이트 ‘ShareBetter’(http://www.sharebetter.org)가 등장할 만큼 피해사례는 광범위하다.

겨울 여행을 계획하기 시작할 지금, 에어비앤비 이용자들의 이야기를 토대로 흔히 발생할 수 있는 문제와 그를 방지하기 위해 주의할 점을 소개한다.

게재된 내용과 다른 숙소

에어비앤비 서비스의 가장 흔한 불편사례이다. 다수의 이용 경험이 있는 대학생 하유진(23)씨는 예상보다 좁았던 숙소가 많았다고 한다. 특히 화장실이 사진과 달리 좁고 청결하지 못한 경우엔 생활에 어려움이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대학생 배진영(23)씨의 경우 로마에서 문이 생소한 미닫이 형식인 점을 사전에 파악하지 못해 그 숙소를 예약했고, 여행 내내 타인이 침입할까 불안에 떨었던 경험이 있다. 또한 에어비앤비에는 지도에 대강의 위치를 표시해두고 실제 위치는 꽤 차이가 나는 경우도 있으니 호스트와의 사전연락을 통해 확실히 숙지해야 한다.

게스트는 오로지 호스트가 게재한 사진과 설명에 의존해 숙소를 선정하지만, 호스트는 모든 내용을 완벽히 게재하기 어렵다. 타 게스트들의 후기를 꼼꼼히 읽어야 하며 되도록 후기가 많은 숙소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실제보다 나쁘게 찍힌 사진이 게재되는 경우는 없다는 점도 염두에 두자.

소통의 어려움

외국 생활에서는 생각보다 많은 경우에 호스트와 소통해야 한다. 온라인 지도가 정확하지 않은 경우부터 생활에 문제가 있거나 체크아웃 이후 대화가 필요할 때도 있다. 호스트와 직접 대면할 일이 많지 않기 때문에 모바일 소통에 충실하지 않는 호스트라면 큰 불편을 야기할 수 있다.

대학생 서다영(21)씨는 출국 전날까지도 바르셀로나의 호스트와 연락이 닿지 않았던 경험이 있다. 에어비앤비 현지 지사와 통화를 했지만 처리가 신속하지 않아 급히 블로그 검색을 통해 방법을 찾았다. 우여곡절 끝에 현지인들이 이용하는 메신저앱으로 연락할 수 있었고 다행히 답을 얻었다. 에어비앤비 메시지 기능에서 발생한 문제였다. 직접 방법을 찾아 나서지 않았다면 숙소를 찾을 수 없었을 것이다.

서다영씨가 에어비앤비 앱 문제로 출국 전날까지 연락이 되지 않아, 직접 정보를 찾아‘whatsapp’메신저를 이용해 나눈 대화 내용.
서다영씨가 에어비앤비 앱 문제로 출국 전날까지 연락이 되지 않아, 직접 정보를 찾아‘whatsapp’메신저를 이용해 나눈 대화 내용.

배진영씨는 선택한 방과 크게 다른 방이 배정되어 그 사실을 이야기했더니, “당신의 방이 더 좋다”라는 답 외에 다른 말을 듣지 못했다. 미리 염두에 둔 옵션과 달라 불편했고 전용화장실이 있어 더 좋으니 그냥 이용하라는 답이 불쾌했지만, 서로 언어 장벽이 있어서 자세히 이야기하지 못했던 경험이 있다.

예약 시 메시지를 통해 호스트의 답장 속도와 친절함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고, 또한 영어와 같은 공통어 사용에 능한지 살펴보아야 한다. 둘 간의 대화가 원활하지 못할 경우 에어비앤비 지사의 중재 하에 의의제기, 배상청구 등이 이뤄져야 하므로 과정이 복잡해진다.

몰래카메라

숙소의 ‘몰카’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2013년 12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에어비앤비 숙소를 이용하다 원격조정 카메라를 발견한 독일 여행객이 에어비앤비와 임대인을 대상으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해 화제가 됐다. 올해 8월 오사카에서도 한 한국인 여성이 침대 밑에서 몰카를 발견한 바 있다. 9월 3일에는 한 익명의 호스트가 숙소에서 촬영한 성관계 영상을 공유한다는 글을 SNS에 올린 사례가 영국 일간 메트로에 소개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하여 H(26)씨도 최근 희한한 경험을 했다. 일본 여행 내내 연락이 닿지 않던 숙소 주인이, 일부 착오로 인해 다른 게스트와 분쟁이 발생하자 따로 연락이 없었음에도 새벽에 숙소에 나타난 것이다. 그는 숙소 곳곳에 카메라가 있었던 것 같다는 생각을 조심스레 표했다.

미리 설치된 카메라를 확인하는 것은 쉽지 않다. 또한 보안상의 이유로 일부 장소엔 CCTV가 필요하기도 하다. 완전히 안전할 수 없기 때문에 몰카가 걱정된다면 이용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다. 이용 시 체크인 직후 침대나 욕실 근처를 꼼꼼하게 살필 필요가 있다.

사후분쟁

주로 이용기간 동안 미리 공지된 규칙을 지키지 않았거나 시설이 훼손되었을 때 사후 분쟁이 발생하며, 일부 악질 호스트들은 보증금을 추가로 부과하려고 구실을 만들기도 한다.

H씨는 현지에서 발생했던 호스트들 간의 문제 때문에 숙소를 옮겼던 경험이 있다. 더 큰 문제는 귀국 이후에도 호스트에게서 메시지가 온다는 것이다. 영어로 원활하게 대화가 이뤄지지 않아 문제해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에어비앤비 예약 시 메일주소나 여권정보, SNS계정 등이 공유되기 때문에 사후분쟁이 발생한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

ShareBetter(http://www.sharebetter.org)에서는 호스트들의 사후 불만도 찾아볼 수 있다. 미국 뉴욕주의 몽톡(Montauk)의 호스트 존 탬플맨은 자신의 게스트가 야외에서 성행위를 나누고, 택시를 이용해 귀가하다 이웃의 정원을 훼손하여 분쟁이 휘말렸다. 이럴 경우 게스트는 이미 출국 후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해결이 복잡하다.

에어비앤비 불편 사례들이 공유되는 ShareBetter.
에어비앤비 불편 사례들이 공유되는 ShareBetter.

게스트는 예약 전 호스트가 공지한 규칙을 정확히 인지해야 하며 잘 따르는 것이 좋다. 또한 이용 전 시설의 사진을 찍어두는 것이 필수다. 시설 이용 후 호스트가 피해를 접수하면 에어비앤비의 중재 하에 보증금 추가 결제여부가 결정된다. 게스트 측에서 훼손하지 않은 사실을 증명하지 못한다면 자동으로 보증금이 추가 결제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악용될 소지가 다분하다.

민준호 인턴기자(서울대 사회학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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