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의 방콕 시내면세점 연내 개장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국내에서 각종 악재를 수습하며 잠실 월드타워점 특허 재획득에 나선 롯데는 해외에서도 그동안 빚어진 차질 해소에 서둘러야 하는 상황이다.
롯데면세점은 애초 지난 6월 방콕 면세점을 열 계획이었지만 하반기로 개장이 미뤄진 바 있다. 그러나 여전히 인도장 확보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당분간 개장이 어렵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26일 "현재로써는 내년 초 개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그러나 인도장 확보와 공사 지연 등으로 내년 2∼3월께 개장도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방콕점 개장 연기는 검찰 수사 등에 따른 내부 사정 외에 태국의 면세점 독점사업자였던 킹파워인터내셔널의 견제도 작용한 결과로 알려졌다.
방콕에 들어서는 한류타운(K타운)에 위치한 롯데면세점은 한국과 일본 롯데의 공동 출자로도 관심을 끈 곳으로, 연면적 약 7천㎡ 규모 매장에서 명품 브랜드와 현지 토산품, 한·일 양국의 화장품 등을 판매할 예정이다.
경영권 분쟁과 월드타워점 특허 재승인 실패 등 위기 속에서도 롯데는 해외 면세점 사업을 적극 추진해왔다.
방콕에 이어 내년 상반기 오사카 시내면세점을 열 예정이었고, 도쿄 신주쿠와 후쿠오카 면세점도 추진했다.
또한 호텔롯데 공모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면 해외 면세점은 물론 해외 명품업체를 직접 인수하는 등 해외 사업 확장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대대적인 검찰 수사와 이에 따른 상장 연기 등으로 사실상 사업 확장 계획이 전면 중단됐다.
오사카도 내년 상반기 개장이 불투명하고, 그 외 해외 사업도 추진 동력이 떨어졌다.
롯데면세점은 매출 기준으로 세계 면세사업자 가운데 스위스 듀프리, 미국 디에프에스그룹에 이어 3위다.
적극적인 해외 진출로 세계 정상에 도전하고 있으나 1위와의 격차는 크다. 세계 2위는 사정권에 들어 있지만 월드타워점을 되찾지 못하면 오히려 4위인 프랑스 면세기업 LS트래블리테일에 추월당할 위기다.
롯데면세점은 현재 해외에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공항점과 시내점, 일본 간사이공항점과 도쿄 긴자점, 괌 공항점 등을 운영 중이다.
호텔신라(6위)나 태국 킹파워(7위) 등의 도전도 만만치 않다.
신라면세점은 일본 유통업체 다카시마야(高島屋), 전일본공수(ANA) 계열의 전일공상사와 합병회사를 설립하고 내년 봄 도쿄 시내면세점 개장을 준비 중이다.
싱가포르 창이공항, 마카오 등에서도 면세사업을 벌이고 있는 호텔신라는 태국에서는 이르면 다음 달 푸껫 시내면세점을 열 예정이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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