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농특산품을 알리기 위해서는 공동브랜드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최근 충북 보은군이 공동브랜드 ‘결초보은’을 만드는 데 산파역을 한 박경숙(55) 보은군의원은 “브랜드 하나로 지역 농산물 전체의 가치를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공동브랜드의 당위성을 알리고 브랜드심의위원회 발족을 이끄는 등 보은군 공동브랜드가 탄생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가 앞장선 이유는 지역 공동브랜드의 필요성을 스스로 절감했기 때문이다.
“몇 년 전 서울의 한 대형 마트에서 보은쌀 특판 행사에 참가했을 때 였어요. 오대쌀 등 다른 지역의 쌀은 20kg 한 포대에 5만 3,000원~5만 6,000원을 받는 데 반해 보은쌀은 4만 8,000원밖에 못 받더군요. 보은쌀이 품질은 좋은 데 형편없는 가격에 거래되는 것이 정말 속상했습니다.”
그는 보은쌀이 제값을 받지 못하는 이유를 조사해봤다. 관련 영농ㆍ유통 자료와 각 지역 브랜드쌀의 특징을 면밀히 비교하고 따졌다.
결론은 품질이 아니라 브랜드의 문제였다.
“지역 쌀을 홍보할 대표 브랜드가 없는 게 가장 큰 문제였어요. 상표가 있어도 ‘정이품쌀’ ‘보은황토쌀’ ‘황금곳간쌀’ ‘이슬머근쌀’ 등 생산자마다 이것 저것 중구난방 쓰다 보니 오히려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준다는 지적도 많았죠.”
박 의원은 2014년 10월 등원 후 첫 번째 군정 질의에서 집행부를 향해 공동브랜드의 당위성을 설파했다. 해당 부서로부터 관련 예산편성이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들었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군수를 찾아가 직접 당위성을 설명한 끝에 공동브랜드 제작 예산을 편성하게 했다.
이어 그는 각 작목반과 지역 농협 등을 설득해 지난해 5월 공동브랜드 심의위원회를 꾸렸고, 공동브랜드 제작 사업은 급물살을 탔다.
1년여간 심의 끝에 제작돼 지난 22일 선포한 공동브랜드 ‘결초보은’에 대해 박 의원은 “정체성이 뚜렷한 멋진 브랜드”라며 엄지 손가락을 치켜 올렸다.
그는 “다른 시ㆍ군의 공동브랜드는 대부분 자연환경을 형상화해 비슷 비슷한 데, 우리 것은 지명에 담긴 깊은 뜻을 잘 활용해 독특한 이미지를 담아냈다”고 평했다.
다음달 관련 조례 제정을 거치고 나면 이 공동브랜드는 보은에서 나는 모든 농특산물의 포장재와 홍보 인쇄물에 새겨져 전국에 유통될 예정이다.
전반기 부의장 때 업무추진비로 대추ㆍ사과ㆍ유황마늘 등 보은 농특산물을 사서 각 기관을 돌며 홍보에 앞장섰던 박 의원은 “ ‘결초보은’이 보은의 미래 농업 발전을 견인할 수 있도록 공동브랜드 알리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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