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 투어 DGB금융그룹 대구경북오픈이 열린 경북 칠곡군 파미힐스 컨트리클럽 모습./사진=KPGA 제공.
[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아따, 사람 억수로 많네."
23일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 투어 DGB금융그룹 대구경북오픈 최종 4라운드가 열린 경북 칠곡군 파미힐스 컨트리클럽(파72ㆍ7,158야드) 곳곳에선 감탄사가 나왔다. 18번홀(파5)에서 선수들을 호명하던 아나운서도, 취재진도, 대회 관계자들도 기대 이상의 갤러리들에 놀라워했다.
이 대회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메이저대회 KB금융 스타챔피언십과 같은 기간 열렸다. 게다가 수도권과 동떨어진 곳에서 치러졌다. 하지만 갤러리들은 넘쳐났다.
사실 국내 남자골프 인기는 바닥을 치고 있는 상황이었다. 양휘부(73) KPGA 회장은 올해 초 취임사에서 "여자골프가 맵시 골프라면, 남자골프는 다이내믹한 골프다"며 남자골프의 장점을 살려 투어 인기를 끌어 올리겠다고 호언했다.
본지와 만난 KPGA의 한 관계자는 올 시즌 투어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고충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대회 수를 많이 늘려 투어 규모를 키워보려 했지만, 주변 상황은 생각보다 얼어 있었다. 눈에 띄는 변화를 만들어내기엔 쉽지 않았다. 지난해(12개)보다 대회 수 1개를 늘리는 데 그쳤다"고 아쉬워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투어 인기와 관련해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선 선수들이 갤러리들을 맞는 방식이 달라졌다. 예전엔 선수들이 갤러리들 사이로 흡연을 하며 걸어가는 경우도 있었지만, 요즘은 갤러리들을 배려해 대회장 구석에서 담배를 피우곤 한다"며 "사인 요청이 많아도 일일이 응하곤 한다. 허인회(29), 김대현(28ㆍ캘러웨이) 등 스타들도 팬들의 사인 요청에 피곤한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윤정호(25ㆍ파인테크닉스)는 우승 후 주자창에서 차에 탑승하기에 앞서 갑작스레 달려온 수십 명의 팬들에게 일일이 사인을 해줬다. 사인을 받은 갤러리들에 따르면 윤정호는 '피곤하실 것 같다'는 말에 "이렇게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있기 때문에 전혀 피곤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감사합니다"고 웃었다. 갤러리들은 예고 없는 사인 요청을 하나도 거부하지 않고 일일이 받아주면서 약 30분 늦게 대회장을 빠져나간 윤정호에게 고마워했다.
KPGA 관계자는 "선수들이 예전엔 '무색무취'했는데 요즘은 달라졌다. 손을 들거나, 인사를 건네거나, 파이팅을 하는 등 갤러리들과 소통하고 있다. 선수 개개인의 캐릭터가 각인되면 투어 인기는 더 상승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협회도 노력하고 있다"며 "양 회장님은 매번 대회장을 직접 방문해 갤러리들의 편의를 살핀다. 화장실 수 등을 파악해 갤러리들이 불편할 것 같으면 개선을 지시하신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대회 개최를 위해 부산, 제주 등과도 논의를 해왔다. 내년 8월쯤 대회 개최에 긍정적인 뜻을 내비친 곳도 있다"며 "내년 2~3월이면 그 해 대회수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관계자들의 분위기가 대체로 좋아지고 있는 편이다"고 말했다.
KPGA 관계자는 "몇 년 전만 해도 선수들이 투어와 관련해 협회에 불만이 많았다"면서 "하지만 서서히 달라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대회 기간 중 서형석(19ㆍ신한금융그룹)은 투어 경쟁력에 관한 질문에 "선수들의 실력은 미국프로골프(PGA) 선수들의 실력에 그리 떨어지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다른 선수들도 대회 갤러리들의 상황에 놀라워하며 "투어 인기나 환경이 좋아지고 있다"고 했다. 국내 남자골프에도 서서히 봄이 찾아오고 있다.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한국스포츠경제 관련기사]
‘JTBC 뉴스룸’ 손석희, 김주하 생방송 중 눈물 터트린 사연이?
'jtbc 뉴스룸' 안나경, 손석희가 직접 뽑았다? 2000:1 뚫은 미모 '깜짝'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