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5시간에 가까운 연장 혈투 끝에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첫 승을 거두고 벼랑 끝에서 탈출했다.
LG는 2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NC와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1-1로 맞선 연장 11회말 1사 2ㆍ3루에서 나온 대타 양석환의 투수 앞 내야안타에 힘입어 4시간46분 접전에 마침표를 찍는 극적인 2-1 승리를 거뒀다. 끝내기안타는 플레이오프 통산 10번째, 포스트시즌에선 26번째다. 양석환은 데일리 MVP에 선정됐다.
이로써 창원에서 열린 원정 1, 2차전을 모두 내 주고 2패로 몰렸던 LG는 첫 승을 거두고 대반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5전3선승제로 치러진 역대 플레이오프에서 먼저 2패를 하고 3연승의 리버스 스윕 시리즈를 거둔 건 딱 두 번 있었다. 1996년 현대가 쌍방울을 상대로 2패 후 3연승을 거뒀고, 2009년 SK가 두산을 상대로 두 번째 기적을 만들었다.
두 팀은 지긋지긋한 득점 가뭄에 시달렸다. 이날 양 팀은 무려 33개의 잔루로 역대 포스트시즌 한 경기 최다 기록(종전 27개)을 갈아치울 정도로 숱한 찬스를 날렸다. 또 25개(NC 9, LG 16)의 사4구가 나와 포스트시즌 한 경기 최다 사4구 기록(종전 19개)도 새로 썼다. 특히 NC는 볼넷만 13개를 내줘 종전 10개를 넘어선 포스트시즌 한 경기 최다 볼넷 허용 신기록을 세우는 불명예도 안았다. 사4구 15개를 내준 것도 역대 최다(종전 13개)다.
김경문 NC 감독은 이날 3차전 선발투수로 일찌감치 장현식을 낙점했다. 2승을 먼저 챙긴 여유였다. 그러나 신예 장현식은 데뷔 첫 포스트시즌 등판이라는 중압감을 이기지 못하고 볼넷 5개를 남발하고 조기 강판했다. 김 감독은 경기 전 “1회초 첫 타자가 중요하다”고 말했지만 기대와 달리 장현식은 LG 선두타자 문선재에게 볼넷을 허용한 것을 시작으로 1회초에만 볼넷 4개로 포스트시즌 한 이닝 최다 볼넷 허용 타이기록 불명예도 썼다. 종전 기록은 2008년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두산의 랜들과 2015년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SK의 김광현이 기록한 4개다. LG 선발 류제국은 5⅔이닝 동안 2피안타 4볼넷 5탈삼진 1실점으로 잘 던져 승리의 디딤돌을 놓았다.
경기 후반엔 두 팀 모두 득점 찬스에서 상대 호수비에 걸렸다. LG는 1-1로 맞선 8회말 안타와 4사구 2개를 묶어 황금 같은 기회를 잡았지만 4번타자 루이스 히메네스가 3루수 앞 병살타를 쳐 찬물을 끼얹었다. 이어진 2사 만루에서는 채은성의 우전 적시타성 타구를 NC 우익수 나성범이 다이빙캐치 해 땅을 쳤다. NC도 연장 11회초 2사 1ㆍ2루에서 나성범이 중견수 키를 넘기는 큰 타구를 날렸지만 LG 중견수 안익훈이 약 30m를 전력 질주해 역동작으로 그림 같은 수비를 선보여 실점을 막았다. 두 팀은 25일 오후 6시30분 같은 장소에서 4차전을 벌인다. LG는 우규민을, NC는 에릭 해커를 각각 선발로 예고했다.
한편 3차전 입장권 2만5,000장은 모두 팔려 지난해 두산-NC의 5차전부터 시작한 플레이오프 연속 매진 행진은 4경기째로 늘었다. 올해 열린 9차례 포스트시즌 경기 중에서는 8경기째 매진됐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ㆍ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ㆍ김주희기자 juh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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