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금융시장은 상당히 이례적이었다. 통상 경기 흐름에 따라 주식시장이 좋을 때는 채권시장이 움츠러들고, 상대적으로 채권이 호황이면 주식이 재미없기 마련인데 올해는 주식과 채권 모두 대체로 양호한 성과를 보였다. 선진국의 경기 회복이 완만하게나마 이어진 가운데, 신흥국들도 올해 앞서거니 뒤서거니 어둠의 터널을 빠져 나오는 모습을 나타냈다. 더구나 미국, 유럽, 일본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완화적 스탠스가 이어지는 가운데, 신흥시장에서는 재정정책까지 더해졌다. 이러한 환경은 전반적으로 유동성 환경을 지속시키며 위험 선호를 이어가게 하는 배경이 되었다.
내년에는 어떨까? 일단 시작은 올해 후반과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다른 각도로 생각하면 이전과는 크게 다를 것이다. 취임 첫 해를 맞는 미국의 새 대통령은 강력한 의지와 열정을 가지고 경제 살리기에 임할 것이다. 유럽에선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가 현실화되는 원년이다. 지난달 영국의 메이 총리는 내년 3월에 브렉시트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물론 브렉시트 후에도 EU와 성숙한 협력 관계, 자유무역을 지속하고 싶다는 의사도 피력하고 있지만 EU가 영국의 투정과 고집을 받아줄 이유와 여유가 많아 보이지는 않는다. 중국은 그 동안 구조조정에 집중하던 데서 시진핑 정권 후반의 뒷심과 그간의 노력의 성과를 드러내는데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높다. 올해와는 또 다른 모습으로 글로벌 경제는 나아갈 것이다.
그러나 이 역시 예상일 뿐, 실제로는 예상대로 전개되지 않을 공산은 매우 크다. 그 동안 숱하게 속아왔지 않은가. 하나 확실한 것은, 여전히 글로벌 불확실성 환경은 이어질 것이며, 냉정하게 볼 때 한치 앞을 예상하기 어려운 국면은 이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이럴 때일수록 균형 감각이 중요하다. 시장 정보는 긴밀하게 습득하고 냉정하게 판단하여 투자 의사결정을 하는 것. 원론적인 이야기지만, 변동성 국면에서는 매일 되새겨도 부족하다.
그렇지만 우리는 각자의 일상이 있고, 모든 일을 제쳐둔 채 글로벌 금융시장 뉴스만을 따라가고 그에 대해 끊임없이 판단하기는 어렵다. 이러한 때 눈 여겨 볼 만한 투자 상품은 글로벌 자산배분 펀드다.
글로벌 자산배분 펀드는 선진국, 신흥국, 주식, 채권 등 어느 한 곳으로 쏠리지 않고 상관관계가 낮은 다양한 자산에 분산 투자하는 펀드이다. 거시적인 전망에서 출발해, 세부적인 내용까지 다 파악하고 아울러야 하기 때문에, 리서치가 탄탄하고 오랜 운용 경험과 성공 노하우를 가진 펀드 하우스들의 대표 상품인 경우가 많다. 글로벌 시장 전망에 따라 탄력적이고 유연하게 지역 및 자산 비중을 조절하기 때문에 리스크를 낮추고 일정 수익을 추구하는 대표적인 ‘중위험ㆍ중수익’ 상품이다.
경기가 좋을 때는 주식으로 돈을 벌고, 경기 둔화 국면에선 채권으로 돈을 지킬 수 있다. 올해도 그랬듯 내년에도 갈피를 잡기 어려운 환경은 이어질 것이다. 투자에 고민이 많다면, 지금부터는 다시 글로벌 분산투자, 자산배분 펀드에 관심을 가져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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