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 어린이들의 노동력 착취로 생산된 의류의 범람에 영국 사회가 충격에 빠졌다.
24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은 시사보도프로그램 ‘파노라마’취재를 통해 막스앤스펜서(M&S), 아소스(ASOS) 등 영국 의류 브랜드의 터키 공장에서 어린이를 포함한 다수의 시리아 난민들이 장시간 저임금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지리적 인접성을 내세워 ‘유럽의 공장’을 자임해온 터키가 시리아 난민 300만 명을 받아들이면서 이들에 대한 노동력 착취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BBC 취재 결과 M&A와 아소스 현지 공장에서는 각각 7명, 14명의 시리아 난민이 발견됐는데, 이 중에는 16세 미만 아동도 다수 포함됐다. 이들은 주로 브로커 소개로 의류 공장에 취직해 평균 1파운드(1,380원)를 조금 웃도는 시급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3.25달러(3,677원)인 터키 최저시급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영국 기업 외에 자라(Zara)나 망고(Mango)같은 글로벌 브랜드의 이스탄불 공장에서도 난민 노동력 착취가 포착됐다. 특히 청바지 공장에서는 시리아 출신 불법 노동자들이 유해 표백물질에 무방비로 노출된 채 12시간 노동을 강행하고 있었다. BBC가 만난 한 난민 노동자는 “시리아인 직원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공장은 그를 옷감 버리듯 버려버린다”고 열악한 노동 실태를 고발했다.
기업 측은 하나같이 “전혀 몰랐다”며 “현지 공장을 더 철저히 감시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지만 비판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기업 윤리를 감시하는 비정부기구 기업 및 인권 리소스 센터(BHRRC)는 “이 정도로는 불충분하다”며 “관련 기업이 사태에 가장 막중한 책임을 지닌다는 사실을 절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유빈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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