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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1인 체제 강화… 장기집권 시나리오 구체화할지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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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1인 체제 강화… 장기집권 시나리오 구체화할지 촉각

입력
2016.10.2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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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세 이상 은퇴 ‘7상8하’ 적용 땐

최고 지도부 7명 중 5명 바꿔야

“시진핑과 권력투쟁하는 리커창

상임위원장으로 옮길 것” 소문

부패척결 주도 왕치산 유임 땐

“시 주석 3연임 가능성” 해석도

그림 1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1일 중국 대장정 80주년 대회가 열린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중국공산당에 대한 충성을 강조하는 내용으로 연설하고 있다. 베이징=신화 연합뉴스
그림 1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1일 중국 대장정 80주년 대회가 열린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중국공산당에 대한 충성을 강조하는 내용으로 연설하고 있다. 베이징=신화 연합뉴스

‘시진핑(習近平) 1기 체제’를 결산하고 차기 지도부 구성을 논의할 중국 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제6차 전체회의(18기 6중전회)가 24~28일 베이징(北京)에서 열린다. 6중전회는 특히 내년 가을 제19차 당 대회를 앞둔 마지막 중앙위 전체회의라 그 어느 때보다 정치적 무게감이 크다. 벌써부터 안팎에서는 시 주석의 1인지배 체제 강화를 예측하며 신구 세력 교체 등의 설이 난무한다. 특히 내년 당 대회를 앞두고 시 주석의 장기집권 시나리오가 구체화할지에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도부 교체 앞두고 무성한 說說說

공식적으로 제기된 6중전회의 주요 의제는 중앙정치국 보고와 종엄치당(從嚴治黨 ㆍ엄격한 당 관리) 관련 중대사안 점검, 당내 정치생활 준칙 제정, 당내 감독조례 수정 등이다. 하지만 최고 관심사는 차기 지도부 구성 논의다. 당 대회가 치러지는 해에 68세 이상은 은퇴한다는 ‘7상8하’ 원칙에 따를 경우 내년에 최고지도부 7명 중 시 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를 제외한 5명의 상무위원이 물러나기 때문이다.

베이징 정가에는 차기 지도부 구성을 둘러싸고 여러 확인되기 어려운 소문이 난무하고 있다. 당장의 관심은 리 총리의 거취다. 시 주석과 경제정책의 방향을 두고 충돌하고 있다는 분석에 근거해 리 총리가 내년 당 대회에서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임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길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1990년대 이후 국가주석과 총리가 나란히 10년 임기를 채우는 관례가 깨질 수 있다는 것이다.

왕치산(王岐山) 중앙기율검사위 서기가 7상8하의 원칙에서 예외로 인정받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시 주석의 트레이드 마크인 부패척결을 주도해온 그의 유임 여부는 2022년 시 주석의 3연임으로 이어질 가능성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는 점에서 초미의 관심사다. 이미 왕 서기가 후임 총리를 맡게 될 것이란 소문까지 나오고 있다. 이는 물론 리 총리의 실각을 염두에 둔 시나리오다.

차기 지도부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은 유력후보들의 면면도 관심사다. 현재까지 후춘화(胡春華) 광둥성 서기와 쑨정차이(孫政才) 충칭시 서기가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되지만 두 사람 모두 ‘1인 지배체제’를 굳혀가고 있는 시 주석과 별 인연이 없다는 이유로 더 이상 구체적인 이야기는 나오지 않고 있다. 중화권 매체에서는 리위안차오(李源潮) 국가부주석과 왕양(汪洋) 부총리, 류치바오(劉奇葆) 중앙선전부장, 리잔수(栗戰書) 중앙판공청 주임, 장춘셴(張春賢) 신장자치구 서기, 자오러지(趙樂際) 중앙조직부장 등의 이름도 거론되고 있다.

차기 지도부 유력후보 가운데 리잔수 주임과 자오라지 조직부장은 대표적인 ‘시진핑 사람’으로 꼽힌다. 최근에는 왕후닝(王滬寧) 중앙심화개혁영도소조 주임이 유력한 상무위원 후보로 급부상하고 있다. ‘시진핑의 제갈량’으로 불리는 왕 주임은 시 주석의 경제 책사인 류허(劉鶴) 중앙재경영도소조 주임과 함께 자타가 공인하는 시 주석의 최측근이다.

갖가지 시나리오는 모두 시 주석과 리 총리의 권력투쟁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시 주석은 “당내에 야심가와 음모가가 있다”고 진작부터 리 총리를 정조준했고, 리 총리는 “소수 간부들은 일을 하지도 않으며 할 줄도 모르고 마음대로 한다”고 현재권력을 견제해 오던 터다. 특히 두 권력이 중국 경제 전반에 대한 판단을 두고 사사건건 견해를 달리하면서 내년 당 대회를 앞두고 지지세력을 총동원한 세력 싸움이 벌어질 것이라는 이야기가 베이징 정가에 파다하다.

시진핑 1인 지배 목표는 장기 집권?

각종 설에서도 불구하고 이번 6중전회와 내년 당 대회를 거치면서 시 주석의 1인 지배체제가 공고화할 것이라는 데에는 별다른 이견이 없다. 특히 최근 들어 중국 관영매체들이 6중전회에서 반부패 제도화가 집중 논의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는 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집단지도체제의 일원으로 지도부에 입성한 시 주석이 지난 4년간 권력을 집중시키는 과정에 부패 드라이브가 있었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시 주석의 1인 지배체제 강화 드라이브는 장기집권을 향하고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최근 뉴욕타임스는 베이징 고위층을 인용해 내년 19차 당 대회를 전후로 시 주석 후계자가 정해지는 것이 관례지만 시 주석이 이를 늦추는 방식으로 장기 집권의 단초를 마련할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발행하는 잡지 인민논단(人民論壇)은 최신호에서 시 주석에게 마오쩌둥(毛澤東) 전 주석을 지칭하는 전용단어로 사용돼 온 ‘영수’(領袖ㆍ우두머리)로 찬양하기도 했다.

베이징의 한 외교소식통은 “올해 단행된 지방권력 교체까지 포함해 시 주석은 이미 1인 지배체제의 기틀을 굳혔고 미중 갈등을 포함해 국제정세 역시 ‘강한 중국’을 표방한 시 주석에게 유리하게 흐르고 있다”면서 “다만 10년 집권, 7상8하 원칙 등의 불문율을 깨는 쪽으로까지 갈지 여부는 이번 6중전회를 거쳐야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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