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체기간 높은 가산 금리 탓
주택담보대출을 제때 갚지 못해 집이 은행에 넘어가도 대출자의 절반 가량은 빚을 전부 털어내지 못해 계속 빚 독촉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애초 집값의 일정 비율로 제한(담보인정비율ㆍLTV)된 대출액보다 경매에서 팔리는 집값이 높아 이론적으로는 빚을 청산하는데 문제가 없지만, 연체기간 중 은행이 물리는 높은 가산금리 탓에 빚의 굴레를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23일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1~2015년 사이 부실채권 처리 전문회사 유암코가 은행에서 사들인 부실 주택담보대출 채권은 총 4,891건이다. 유암코는 사들인 채권의 담보물인 집을 경매로 매각해 수익을 올린다.
하지만 전체 채권의 절반 가량(46%ㆍ2,242건)은 경매를 거쳐 매각됐는데도 빚이 남아 있는 ‘무담보 채권’으로 전환돼 대부업 자회사 등에서 계속 채권추심(빚 독촉)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암코가 무담보 채권으로 전환한 주택담보대출의 평균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은 68.3%다. 지난 5년간 유암코가 경매에 넘긴 주택의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은 77.8%다. 이론적으로 보면, 5억원짜리 집을 담보로 약 3억4,000만원(LTV 68.3%)을 빌린 대출자의 집이 경매에서 평균 3억9,000만원(낙찰가율 77.8%) 가량에 팔렸다는 의미여서 대출자는 빚을 청산해야 한다.
하지만 은행들이 연체시점부터 집이 팔릴 때까지 대출 잔액 전체에 연 7~8%의 가산금리를 붙이면서 평균 14.6%의 연체이자가 빚에 더해져 대출자들이 계속 빚 독촉에 시달리고 있다고 제윤경 의원은 지적했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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