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캠퍼스 문제로 몸살 와중
이사선임 관한 정권개정 부결
“이사 5명 구성은 셀프 선임”
평의원회, 추천권 강화 요구
제2캠퍼스 추진 논란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서울대가 이번엔 신규이사 선임 방식을 놓고 교수사회의 거센 반발에 부닥쳤다.
23일 서울대에 따르면 지난 6일 열린 이사회에서 교수와 교직원들로 구성된 평의원회가 요구한 ‘이사선임에 관한 정관개정’이 부결되면서 학교 구성원들이 지난 14일 열린 개교 70주년 기념식 행사에 불참하는 등 내홍에 휩싸였다. 평의원회는 차기 이사 선출 과정에서도 빠지기로 하는 등 학교 측과 정면 대결을 불사하기로 했다. 대학 및 대학원 교수회와 교직원 등이 선출한 50명으로 구성된 평의원회는 대학 운영 및 발전계획을 심의하는 공식기구다.
서울대 교수들은 2011년 12월 법인화 이후 줄곧 이사회의 이사선임 방식을 ‘셀프 선임’이라고 비판하며 수차례 정관 개정을 요구해 왔다. 서울대는 올해 말 이사 15명 중 임기가 끝나는 6명의 교체를 앞두고 있다. 현 방식대로라면 새로 이사를 뽑기 위해 꾸려지는 ‘이사후보초빙위원회(초빙위)’는 이사장을 포함한 이사 5명과 평의원회 추천 2명으로 구성된다. 기존 이사들의 입김이 강할 수밖에 없어 서울대 구성원들의 목소리가 반영되기 어려운 구조라는 지적이 많았다.
평의원회는 초빙위를 학내 대표기구인 평의원회에 두고 현재 이사 5인, 평의원회 추천 2인인 초빙위 구성 비율을 이사회 추천 2인, 평의원회 추천 5인으로 변경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조흥식 교수협의회 회장은 “오너가 있는 사립대조차 초빙위를 평의원회에 두고 있다”며 “현재 초빙위 구성 비율은 사립대 수준에도 못 미친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올해 구성되는 이사회는 2년 뒤 신임 총장을 선임할 예정이라 교수들의 반발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서울대 이사회는 법인화 이후 총장선출 방식을 간선제로 바꾼 뒤 총장추천위원회에서 1순위가 아닌 2순위였던 성낙인 현 총장을 낙점해 형평성 시비를 일으켰기 때문이다. 평의원회와 교수협의회는 내달 1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이사 선임 방식 개정을 재차 요구할 방침이다.
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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