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쇼핑사이트 등 통신판매업자에게서 구입한 항공권의 경우, 7일 안에 환불을 요청하면 항공사 약관과 관계 없이 전액 돌려줘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5단독 박강민 판사는 소비자 홍모씨가 중국남방항공을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소송에서 “항공사는 홍씨에게 156만여원을 돌려주라”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23일 밝혔다.
홍씨는 지난해 3월 온라인 쇼핑사이트에서 중국남방항공의 항공권을 구입, 다음날 대금 156만여원을 결제했다. 하지만 하루 뒤 아내가 임신 6주 진단을 받게 되자 홍씨는 “항공권 이용이 어렵게 됐다”며 환불을 요청했는데 항공사로부터 거절당했다. 자사 약관 규정에 ‘승객의 병으로 인해 환불 요구가 있어야 한다’고 명시돼 있는데 임신은 환불사유가 아니라는 이유였다. 홍씨는 소송으로 맞섰다.
박 판사는 “홍씨는 항공권 구매시점으로부터 전자상거래법(17조 1항)이 정한 기간 내에 항공권 계약 청약 의사표시를 적법하게 철회했다”고 설명했다. 전자상거래법은 소비자가 계약내용에 관한 서면을 받은 날로부터 7일 이내에 청약을 철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박 판사는 이어 “설령 항공사 주장대로 홍씨의 사정과 환불 요구시점이 약관 규정상 환불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해도 소비자에게 불리한 계약은 효력이 없다고 규정한 전자상거래법(35조)에 따라 해당 약관은 무효가 된다”고 판시했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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