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종 실장 “직원들이 확인”
연설문 작성 개입 의혹도 부인
“내가 아는 한 최씨 靑 출입 없다”
청와대는 이틀째 비선실세 의혹이 제기된 최순실(60ㆍ최서원으로 개명)씨와의 거리 두기에 나섰다. 20일 박근혜 대통령의 ‘철저한 수사’ 발언에 이어 21일 청와대 국감에서 이원종 비서실장은 박 대통령이 최씨와 절친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아는 사이인 것은 분명하나 절친하게 지낸 것은 아니다”며 이런 사실은 직원들이 확인한 내용이라고 소개했다. 이 실장은 “대통령을 ‘언니’라고 부르고, 40년간 절친한 것도 아니다”고 했다.
이 실장의 발언은 ‘청와대 문고리 3인방은 생살이고, 최씨는 오장육부’라는 주장과는 뉘앙스에서 차이가 난다. 최씨는 40년간 박 대통령을 알고 지냈고, 간혹 지근 거리에서 모시는 장면이 공개되기도 했다.
최씨가 대통령 연설문 작성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이 실장은 “실소를 금치 못했다. 시스템으로 성립 자체가 안 되는 얘기로, 설명할 값어치도 없다”고 강력 부인했다. 최씨의 청와대 출입 여부도 “내가 아는 한 청와대 출입 사실은 본 일도, 들은 일도 없다”고 못 박았다. 그러나 실제 (출입)기록을 봤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업무 소관이 아니다”며 확답을 내놓지 못했다.
최씨를 멀리하는 청와대 발언은 미르ㆍK스포츠재단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하는 시점에서 나오고 있다. 최씨의 재단자금 유용 의혹이 제기된 상태에서, 불똥이 청와대로 튀면 권력형 비리사건이 될 수 있다. 청와대는 이런 점을 우려해 최씨가 비선도, 실세도 아니며 그의 의혹은 개인비리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김도읍 새누리당 의원조차 “호가호위하고 다니는 최씨를 고발하고 싶은 심정이다”고 비판했다.
최씨가 박 대통령과 친밀한 사이라면 민정수석실의 관리대상에 속한다. 최씨의 비위는 결국 우병우 민정수석이 제대로 대통령을 보좌하지 못했다는 것이 돼 그의 책임론이 일 수도 있다.
강윤주기자 kkang@hankookilbo.com
전혼잎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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