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 이사회가 21일 학생들의 장기농성 사태와 정권 비선실세 최순실(60)씨의 딸 정유라(20)씨 특혜의혹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임한 최경희 총장의 사표를 수리했다. 총장 사퇴를 주장하며 본관 점거농성을 벌여온 학생들은 86일 만에 농성을 해제했다.
학교법인 이화학당 이사회는 이날 오후 회의를 열고 재적 이사 전원 찬성으로 최 총장의 사표를 수리했다. 이사회에는 최 총장을 제외한 장명수 이사장 등 이사 7명이 참석했다.
이사회는 이날 차기 총장 선출 건은 안건에 올리지 않았다. 이사회 관계자는 “총장이 중도 하차한 사례가 처음이라 신임 총장 선출 절차에 관한 준비가 필요하다”며 “정유라 특혜 의혹과 입시ㆍ학사 관리 문제점도 법인 차원에서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려 엄정하게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사표를 제출한 보직교수 44명도 수리 권한이 총장에게 있어 이사회에서 처리하지 않았다.
이화여대는 학교 행정규칙에 따라 두 달 안에 신임 총장을 선출해야 한다. 최 총장 선출 당시에는 총장후보추천위원회가 선정한 후보자 3명 중 한 명을 이사회가 선임했다. 하지만 학생들과 교수사회가 이사회의 일방적인 총장 임명 방식에 개선을 요구한 만큼 선출 방식 개선 논의가 주목된다.
본관 점거농성 중인 학생들은 “이사회 결정을 기쁘게 수용하며 농성을 해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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