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에서 한국인 3명을 살해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30대 남성이 증거불충분으로 석방됐다.
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19일 경남 창원시에서 긴급 체포한 김모(34)씨를 증거불충분으로 석방했다고 21일 밝혔다. 앞서 경찰은 11일 필리핀 팜팡가주 바콜로시의 사탕수수밭에서 총에 맞아 숨진 채 발견된 한국인 A(48)씨와 B(49ㆍ여), C(52)씨 등 3명을 살해한 혐의(살인)로 김씨와 박모(30대 후반)씨를 추적했고, 19일 김씨를 긴급 체포했다.
김씨는 경찰조사에서 전부터 알고 지낸 박씨의 부탁으로 이달 4일 출국했으며 필리핀 앙헬레스의 주택에서 숨진 3명과 함께 며칠을 지낸 점은 인정했지만, 범행에 대해선 강하게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인사만 나눴을 뿐 3명이 150억원대 유사수신 사기를 벌였는지, 돈이 많았는지에 대해선 몰랐다”며 “박씨가 이들을 데리고 나간 것을 목격한 다음날 살해된 채 발견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김씨가 혐의를 강력 부인하는 데다 증거도 충분치 않아 검찰과 협의를 거쳐 20일 오후 석방했다. 다만 공범 가능성을 열어두고 출국금지 하는 한편, 이후 행적을 예의주시하기로 했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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