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항공 선수들/사진=한국배구연맹
[인천=한국스포츠경제 정재호] 세트마다 1~2점 이상이 잘 벌어지지 않을 만큼 전력 차는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그러나 집중력과 범실의 차이가 승부를 갈랐다. 결국 시즌 개막 후 2연승을 내달린 구단은 체력의 우위를 앞세운 대한항공이었다.
대한항공은 20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6~2017 V-리그 남자부 한국전력과 홈 경기를 세트 스코어 3-0(25-23 25-21 25-18)으로 승리했다. 대한항공은 삼성화재와 치른 개막전 이후 2연승이다. 한국전력은 1승 1패가 됐다.
결과는 셧아웃이지만 내용은 박빙의 연속이었다. 경기 전부터 많은 팬들이 몰려 배구 인기를 실감케 한 이날 경기는 1세트가 분수령이었다. 3점 차 내외의 동점과 역전을 거듭하는 접전이었다. 대한항공은 19점 이후 뒷심을 발휘한 한국전력에 고전했으나 23-23의 승부처에서 곽승석(28)의 퀵오픈 스파이크가 성공하고 전광인(25)의 공격 범실이 이어지며 1세트를 25-23으로 따냈다. 2세트도 한 점씩 주고받는 승부가 이어지다 21-21에서 한국전력이 상대의 연속 블로킹에 막히며 무너졌다. 승기를 잡은 대한항공은 3세트 초반 한국전력의 마지막 저항마저 뿌리치며 완승을 마무리했다.
전 선수가 고르게 득점한 대한항공과 달리 한국전력은 전체적으로 몸이 무거웠다. 경기 내내 팽팽한 점수 차를 유지했지만 억지로 쥐어짜내는 듯한 인상이 짙었다. 이틀 전 KB손해보험과 5세트까지 가는 접전을 벌인 여파가 2세트 중반 이후 여실히 드러났다.
대한항공과 한국전력의 차이는 범실(15:20)과 높이(블로킹 13:6)만이 아니었다. 대한항공은 미차 가스파리니(32ㆍ슬로베니아)-김학민(33)-곽승석의 삼각 편대가 고비마다 결정적인 해결사 역할을 해준 반면 한국전력은 아르파드 바로티(25ㆍ헝가리)와 전광인이 제 컨디션을 보여주지 못했다.
최천식 SBS 배구 해설위원은 "대한항공은 3일간의 휴식으로 체력을 충분히 세이브한 경기력을 보여줬다"며 "다양한 득점 루트를 펼쳤고 무엇보다 20점 이후 블로킹이 많이 나왔다. 범실 또한 최소화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한국전력은 바로티와 전광인이 정상적인 몸 상태로 보이지는 않았다. 2세트에 벌써 정신력으로 버티는 모습이 나왔다. 서브도 약해 대한항공의 손쉬운 리시브를 허용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같은 장소에서 열린 여자부 경기에서는 외국인 선수 타비 러브(25ㆍ캐나다)와 이재영(20) 쌍포가 44점을 합작한 흥국생명이 디펜딩 챔피언 현대건설을 세트 스코어 3-0(25-11 29-27 25-21)으로 완파하고 개막 후 2연승을 내달렸다. 경기 후 박미희(53ㆍ흥국생명) 감독은 "흐름이 중요하다고 했는데 우리 선수들이 분위기를 잘 이끌어갔다"며 "서로 믿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단합되는 것 같다. 믿음이다. 기술적인 부분보다 정신적인 부분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인천=정재호 기자 kemp@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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