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전 발생한 서울도시철도공사(이하 도철) 지하철 5호선 김포공항역 사망 사고 당시 전동차가 재출발 전 두 차례나 자동으로 멈췄던 것으로 조사됐다. 기관사가 전동차의 이상을 인지, 현장을 적극적으로 확인하는 조치가 있었다면 사고를 막을 수 있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도철은 20일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김포공항역 사고경위 2차 브리핑을 갖고 사고 전동차가 재출발 전까지 멈칫하길 두 차례 반복한 끝에 세 번째에 완전히 재출발했다고 밝혔다.
도철의 폐쇄회로(CC)TV 분석 결과에 따르면 전동차는 승객 신고로 27초간 정차한 뒤 오전 7시16분10초에 1차 재출발을 시도했으나 13초에 사고가 발생한 4-1승강장에서 화면상으로 보이는 진동이 있었고 15초에 정차했다. 이어 26초에 2차 재출발했으나 32초에 멈췄고, 1차 재출발 시도 후 1분 38초 후인 오전 7시17분48초에 3차 재출발한 끝에 김포공항역을 벗어나기 시작했다. 숨진 김모(36)씨는 이로부터 7초 후인 오전 7시17분55초에 3-4 승강장 비상문으로 튕겨 나왔다.
전동차 운행기록 분석 결과에서도 승객 경보로 출입문을 27초간 개방한 후 1차 재출발 시도 시 1초 만에 4-1승강장에서 출입문이 1초간 열린 것으로 인식됐다. 이에 전동차는 비상제동이 걸려 4.12m 지나 멈췄다. 기관사는 운전모드를 수동으로 바꿔 2차 재출발을 시도했고 전동차는 열차속도 시속 5㎞에서 주간제어기 비상취급으로 멈췄다. 5.83m를 더 이동한 뒤였고 기관사는 1분 15초 후 세 번째 재출발을 시도해 김포공항역을 빠져나갔다.
이와 관련해 “기관사는 재출발 시 열차 자동멈춤으로 관제에 상황을 보고한 후 수동모드로 전환해 출발했고 사고 상황은 개화산역 진입 전 승객의 통보로 인지했다고 진술했다”고 도철은 전했다.
결국 열차가 가다 서다 반복하는 상황에서도 기관사가 적극적으로 신고 현장을 확인하지 못한 데 대한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더욱이 전날 “1인 승무 시스템이기 때문에 기관사가 내려 신고 현장을 확인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설명했던 도철은 이날 “승객 신고 시 기관사가 확인해야 한다는 기관사 업무 내규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정윤영 도철 지도조사처장은 “전동차 밖으로 나와 확인하라는 규정은 없다”고 해명했다.
한편 김씨의 잠정 사인은 ‘다발성 장기손상’, 즉 사고사로 나타났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이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요청해 이 같은 1차 소견결과를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부검 결과 김씨가 앓고 있던 질병이 없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사고로 인한 사망이라는 사실이 명백해졌다. 정확한 사인이 나오기까지는 2주가량 소요될 전망이다. 경찰은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기 위해 이날 오전 목격자인 20대 남성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경찰은 목격자 진술과 전날 조사 받은 기관사의 진술을 비교해 모순점이 있는지를 조사할 계획이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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