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노란리본’ 22일 첫 공연
노동자ㆍ소시민의 애환을 다뤄
세월호 참사를 겪은 경기 안산 단원고등학교 피해 학생 엄마들이 극단을 만들어 서민 노동자의 애환을 담은 작품을 무대에 올린다. 자식 잃은 아픔을 연극으로 승화, 이웃들에게 웃음과 위로를 주려는 것이다.
경기 안산온마음센터는 22일 오후 3시 안산시청소년수련관 1층 열린 마당에서 ‘416가족극단 노란리본’이 첫 공연을 선보인다고 20일 밝혔다. 노란리본은 지난해 10월 단원고 희생 학생 어머니 7명(배우 6명ㆍ스텝 1명)과 생존학생 어머니 1명(배우), 연출, 조연출 등 10명으로 꾸려졌다. 참사의 진상을 알리기 위한 활동에 한계를 느껴온 ‘엄마단원’들은 좀 더 자연스럽게 국민과 소통하자는 취지로 극단을 만들었고, 이름도 참사를 기억하자는 염원을 담은 상징물인 ‘노란리본’으로 정했다.
노란리본은 이번 무대에서 오세혁 원작 ‘그와 그녀의 옷장’을 공연한다. 노동자이자 소시민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애환을 그들의 옷을 통해 옴니버스로 엮은 작품이다.
남자 배역을 포함해 모든 역할을 세월호 피해 엄마들이 직접 연기한다. 이들은 지난 6월부터 본격적으로 모여 매주 한 차례씩 배우로서 갖춰야 할 발성과 감정 표현, 대본 읽기 등을 처음부터 하나하나 배웠다. 서툴고 부족한 초보 연극배우지만 공연 날짜가 잡힌 최근에는 주 2회씩 모여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김태현 연출가는 “세월호 참사의 진상과 의혹을 알리고, 참사를 겪으면서 이웃, 가족, 주변 사람에게서 받은 위로와 고마운 마음을 나누고자 하는 생각에서 출발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큰일을 겪고 나서 웃을 일이 없던 엄마들이 연습할 때만큼은 마음 놓고 파안대소하는 모습이 너무나 보기 좋았다”고 했다.
노란리본은 첫 공연이 끝나면 다음 달 초 서울 종로구 대학로로 무대를 옮겨 3일간 총 4회 공연할 계획이다. 12월부터는 내년 4월 세월호 참사 3주기를 맞아 선보일 참사와 관련한 창작작품 연습에 들어간다.
극단 창단 등을 도운 안산온마음센터 관계자는 “세월호 엄마들은 집회와 도보, 간담회, 단식, 삭발까지 했는데도, 왜 아직까지 투쟁하기 위해 거리로 나서야 하는지 답답해했다”며 “응어리진 마음의 상처를 풀어내는 특별한 무대가 될 것”이라고 했다.
유명식 기자 gij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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