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강희 감독/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한국스포츠경제 정재호] 최강희(57ㆍ전북 현대) 감독에게 2011년은 큰 실패로 남아있다. 그해 전북은 단판으로 펼쳐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결승에서 알 사드(카타르)에게 승부차기 끝에 패하며 눈물을 흘렸다. 최 감독은 "그때 아픔을 분명히 기억하고 있다"며 "빨리 잊으려고 하지만 후유증이 오래 간다"고 했다.
전북이 설욕할 기회를 얻기까지 5년의 시간이 걸렸다. 전북은 지난 19일 열린 FC서울과 ACL 원정 2차전을 1-2로 패했지만 1,2차전 합계 스코어 5-3으로 2011년 이후 5년 만에 마침내 결승행 티켓을 거머쥐고 환호했다.
전북에게 ACL은 오랜 숙원이나 다름없다. 최 감독은 "1월 4일 처음 팀을 소집하고 선수 구성을 하면서부터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목표로 했다"고 털어놨을 만큼 우승 의지가 남다르다.
지난 2006년 이후 10년만의 ACL 정상 탈환을 노리는 전북의 결승 상대는 엘 자이시(카타르)를 꺾은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강호 알 아인이다. 알 아인은 이명주(26)의 소속팀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 만만하게 볼 상대는 아니라는 중론이다.
오일 머니로 무장한 알 아인은 자국 리그 우승을 12회나 차지한 중동의 명문이다. 수비보다 공격에 무게 중심을 두는 팀 컬러를 지녔다. 이명주가 주축 미드필더로 뛰고 있고 일본 J리그 득점왕 출신인 더글라스가 최전방에서 활약한다. 경계 대상 1호는 엘 자이시와 준결승에서 2골을 터뜨린 간판스타 오마르 압둘라흐만(25)이다. 압둘라흐만은 지난해 호주 아시안컵에서 UAE의 준결승 진출을 이끌었고 지난달 1일 월드컵 최종 예선 일본 원정에선 2-1 깜짝 승리의 주역 중 하나였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을 외치는 최 감독도 이 점을 간파하고 있었다. 그는 "아직 집중적으로 분석하지 못한 상태지만 한 두 경기 살펴본 결과 알 아인은 수비가 들쭉날쭉한 반면 공격 쪽에 좋은 선수가 포진해있는 것만큼은 분명하다"고 경계했다. 알 아인은 2014년 ACL 4강, 지난해 16강에 머문 아쉬움이 커 전북만큼이나 우승에 목말랐다는 점에서도 방심할 수 없다.
전북과 알 아인의 결승 1차전은 오는 11월 1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최 감독은 알 아인을 꺾기 위한 필승 시나리오로 홈 1차전 결과를 꼽았다. 아울러 수비진의 재정비와 중동축구 경험 부족을 메울 철저한 분석 등을 제시했다. 최 감독은 "서울과 4강 결과에 드러났듯 홈 1차전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며 "홈에서 얼마만큼 좋은 경기를 하느냐다. 집중력을 끌어올려 1차전에서 승부를 낼 수 있게 준비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못 박았다. 이어 "전체적으로 분위기나 부상자 관리, 상대 분석이 돼야 한다. 여러 방향으로 수비 조합을 잘해야 한다. 조성환(34)이 경고 누적으로 못 뛰지만 김형일(32)이 회복하고 있고 최철순(29)도 나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5년 전 ACL 결승전 이후 중동 팀과 공식경기가 없었던 경험적 약점에 대해선 "성향은 비슷하다. 특별히 다른 준비를 하기보단 전력 분석을 철저히 하면서 홈 경기를 대비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정재호 기자 kemp@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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