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챔스리그 조별리그 3차전
레버쿠젠 상대로 선발 출전
옛 동료들은 포옹하며 반겼지만
친정팬들 싸늘한 반응에 당혹
슈팅도 번번이 막히며 0-0 비겨
“샤들리도 지난 경기에서 골 넣고 세리머니를 안 했다. 나도 그렇게 하겠다.”
레버쿠젠과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E조 3차전을 하루 앞둔 18일(이하 한국시간), 토트넘 대표로 기자회견에 나선 손흥민(24)은 전 소속팀이었던 레버쿠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2015~16 시즌까지 토트넘에서 뛰었던 나세르 샤들리(27ㆍ웨스트 브롬위치)가 15일 열린 토트넘과 웨스트 브롬위치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8라운드에서 골을 넣고도 세리머니를 하지 않은 것을 언급하며 자신도 친정팀에 대한 예의를 갖추겠다는 뜻을 나타낸 것이다.
바이 아레나에서 19일 열린 레버쿠젠과의 UEFA 챔피언스리그 E조 3차전에서 손흥민은 왼쪽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했다. 손흥민은 경기장에 입장하기 전 레버쿠젠에서 함께 뛰었던 동료들과 일일이 포옹하며 반가움을 나타냈다. 동료들 역시 손흥민을 반갑게 맞았다.
하지만 레버쿠젠 선수들과는 달리 팬들은 손흥민에게 호의적이지 않았다.
손흥민은 전반전 내내 토트넘 동료들과 함께 레버쿠젠의 골문을 노렸다. 전반전 10분, 손흥민은 델레 알리(20)의 침투패스를 받아 빈 공간에 있던 빈센트 얀센(22)에게 공을 넘겨줬다. 얀센은 골문으로 공을 밀어 넣었지만 심판은 손흥민의 오프사이드를 선언했다. 24분에는 동료와 패스를 주고받으며 슈팅을 시도했지만 수비에 의해 막혔다.
전반 40분, 토트넘이 얻어낸 코너킥을 차기 위해 오른쪽 코너로 이동한 손흥민을 향한 레버쿠젠 팬들의 야유가 쏟아졌다. 레버쿠젠 팬들은 야유에서 그치지 않고 손흥민을 향해 이물질도 던졌다. 손흥민은 심판을 향해 제지해 달라는 손짓을 보냈다.
손흥민은 후반 20분 최전방 공격수 얀센이 무사 뎀벨레(29)와 교체되면서 얀센 대신 원톱 역할을 수행했다. 하지만 후반전 내내 레버쿠젠의 공세에 토트넘 전체가 고전한 까닭에 이렇다 할 역할을 하지 못하고 후반 45분 조시 오노마(19)와 교체됐다.
손흥민은 1,000만 유로(약 125억원)의 이적료를 기록하며 2013년 레버쿠젠 유니폼을 입었다. 이후 2년간 레버쿠젠의 주축 공격수로 활약하며 87경기 출장해 29골을 넣었다. 그 활약을 토대로 2015년 토트넘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손흥민이 레버쿠젠에 안겨준 이적료는 3,000만 유로(약 408억). 레버쿠젠이 선수를 보내며 받은 이적료 중 역대 최고액이다. 그럼에도 레버쿠젠 팬들이 야유와 함께 이물질을 투척한 이유는 무엇일까.
영국 가디언은 이에 대해 손흥민의 토트넘 이적 과정을 되짚었다. 손흥민은 레버쿠젠 소속이던 2015년 8월 레버쿠젠 홈에서 열린 라치오와의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 플레이오프에 결장하고 토트넘의 메디컬 테스트를 받았다. 이 당시 약간의 잡음이 있었다. 레버쿠젠의 미드필더 하칸 찰하노글루(22)는 당시 독일 매체 키커와의 인터뷰에서 “손흥민과 연락하려 했지만 닿지 않았다. 약간 실망스럽다”며 “손흥민의 잘못은 아니지만 팀 전체가 실망하고 있다. 그가 잘못된 조언을 받고 있는 것 같다”며 불만을 표시한 바 있다.
경기가 끝난 뒤 손흥민은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짧은 인터뷰를 통해“승점 3점을 얻지 못해 기분이 약간 언짢다”며 팬들의 야유보다 승리하지 못한 것을 안타까워했다. E조 2위에 올라 있는 토트넘은 레버쿠젠과의 경기에서 승점 3점을 획득했다면 조 1위에 오를 수 있었다. 하지만 무승부에 그치며 1승1무1패(승점 4)로 2위에 그쳤다. 3차전까지 치렀지만 E조 16강 티켓의 주인은 아직 윤곽이 드러나지 않았다. 1위 AS모나코는 1승2무(승점 5)이며 레버쿠젠은 3무(승점3)로 3위에 자리했다. 4위 CSKA 모스크바도 2무1패(승점2)로 각 순위별로 승점차가 불과 1점이다. 정진욱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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