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고을 충북 영동이 온통 주황빛으로 물들어가고 있다.
19일 영동군에 따르면 가을이 깊어가면서 군내 도로변에 조성해 놓은 감나무 가로수 길이 주렁주렁 탐스럽게 열린 감으로 가득하다.
군은 올해 2억 8,700만원을 들여 영동읍 주곡리~심천면 고당리, 용산면 백자전리 앞 길 등 7㎞ 도로 변에 970그루의 감나무를 심었다. 이에 따라 영동군내 감나무 가로수 길은 총 145㎞로, 감나무는 1만 6,300그루로 늘어났다.
감 주산지인 영동군은 1970년대부터 감나무를 가로수로 심기 시작했다. 감나무 가로수 길은 영동읍내 도심에서 주요 국도, 지방도, 군도까지 지역 구석구석으로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영동군은 직영 양묘장에서 감나무 묘목을 직접 길러내 가로수로 심는다. 수세가 약해진 나무는 즉시 교체하는 등 관리에도 세심한 정성을 쏟고 있다.
군은 감나무 가로수를 전국에 알리기 위해 2000년 영동읍 부용리에 감가로수 유래비를 세웠다. 2004년에는 ‘가로수 조성ㆍ관리 조례’까지 만들어 감 고장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영동에서는 되도록이면 감나무를 늦게 수확한다. 주민들과 영동을 찾은 관광객들이 최대한 오랫동안 감나무 풍경을 즐기게 하기 위해서다. 주민들은 평소 집 주변 가로수를 돌보고 무단채취단속반을 편성해 감나무를 지키고 있다.
김정근 군 산림보호팀장은 “내년에 황간면과 용산면의 일부 구간에 감나무를 심으면 가로수 조성 계획은 어느 정도 마무리된다”며 “이후에는 가뭄 등으로 수세가 약해진 기존 나무들을 대체하고 병해충 방제에 힘쓰는 등 철저한 관리로 전국적인 명물 가로수길로 가꿔가겠다”고 말했다.
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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