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통치는 이경규와 쩔쩔매는 강호동의 조합은 어떤 모습일까. 언뜻 두 사람은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이경규와 강호동이 참석한 JTBC 예능프로그램 '한끼줍쇼' 제작발표회 현장은 행사 내내 공개코미디 무대를 방불케 했다. 19일 오전 서울 상암 JTBC홀에서 열린 '한끼줍쇼' 제작발표회에서 둘은 행사 내내 최고의 ‘불협화음’을 자랑하며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경규는 "강호동은 내가 길고 오래 가기 위한 '마지막 카드'로 남겨뒀었다"며 "5년 뒤쯤으로 생각했는데 지금 다급해서 빨리 집어 던졌다(웃음)"고 출연을 결심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호동이가 얼굴도 너무 크고 시끄러워서 녹화가 끝나면 진이 쭉쭉 빠진다. 둘이서 진행하는데도 10명과 방송하는 것 같다"며 웃었다. 강호동은 "나는 열정이 넘치는데 이경규 선배는 방송할 때마다 귀찮아해서 곤란하다(웃음)"며 "왜 23년 간 동시 섭외가 안 들어왔는지 배우고 있다"고 맞서며 입담을 자랑했다. 제작진도 "강호동씨가 자꾸 사람을 더 넣어달라고 부탁했는데 거절했다"며 "현장에서 두 사람 스타일이 정말 안 맞지만 거기서 오는 예상치 못한 재미가 크다"고 거들었다.
둘의 인연은 깊고 오래됐다. 1993년 천하장사 강호동을 연예계에 데뷔시킨 이가 바로 이경규이다. 강호동은 그런 ‘스승’에게 자신의 결혼식 주례를 부탁할 정도로 늘 존경심을 표현해왔다. 23년이라는 시간 동안 한 번쯤은 함께 방송을 진행했을 법도 하지만 실제로 호흡을 맞추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촬영 조건도 열악하다. '한끼줍쇼'에서 두 국민MC는 숟가락 하나 달랑 들고 평범한 가정집을 직접 찾아가 저녁식사를 구걸해야 한다.
처음 서로 같이 일하는 촬영 현장은 어땠냐는 기자의 질문에 둘은 서로의 발언을 가로채며 본격적인 ‘폭로전’을 시작했다. 먼저 이경규는 "강호동은 촬영에 들어가면 사람이 가식적으로 돌변해서 제가 같이 저녁을 먹으면서 '넌 방송에 중독됐다'라고 한 마디 했다"며 포문을 열었다. 강호동은 "(촬영장에서)제가 동심의 마인드로 질문을 하면 답도 않고 자꾸 싹을 잘라낸다"며 "이수근이 그렇게 리액션하면 저한테 혼난다"고 말했다. 이에 이경규는 "강호동은 고함을 쳐도 듣지 않아서 나도 이윤석이 정말 그립다"고 맞받아쳤다.
제작발표회 도중 강호동은 이경규에게 직접 기습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저를 예능의 길로 이끈 후 같이 방송할 거라 예상했나"라는 강호동의 질문에 이경규는 "강호동씨가 지금까지 할 줄은 몰랐고, 살아남아서 써먹는 것"이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한끼줍쇼'는 19일 밤 첫 방송한다.
정우진 인턴기자(연세대 사회학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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