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혁신도시 방문 경제 행보
“더 이상 말 할 필요 안 느껴”
진흙탕 싸움 피하기 전략
/그림 1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18일 오전 충북 진천군 덕산면 석장리 덕산혁신도시출장소를 방문,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문 전 대표는 참여정부 임기 말인 2007년 유엔 대북인권결의안 기권과정을 둘러싼 이른바 '송민순 회고록'이 나온 뒤 파문에 휘말렸다. 진천=연합뉴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18일 ‘송민순 회고록’ 논란과 관련 “정치를 하다 보면 맷집도 세야 한다”고 말했다. 2007년 북한 인권결의안 기권 과정에서 북한에 결재 받았다는 여권의 파상 공세를 정면돌파 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저녁 충북 단양 구인사를 방문해 천태종 총무원장 춘광스님을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이 말하며 “요즘 정치가 국민을 편하게 해드리지 못하는 것 같아 죄송하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송민순 회고록’ 논란에도 이날 1박2일 일정으로 충북을 찾아 경제ㆍ민생 행보에 나섰다. 지난 6일 싱크탱크 창립 심포지엄에서 언급했던 ‘혁신도시 시즌2’를 강조하는 차원의 행보다.
그는 앞서 충북 괴산 ‘한살림’ 매장에서 당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는 당원간담회에서는 “이번에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 회고록 때문에 논란이 많아 아마 걱정도 좀 하시리라 생각한다”며 “걱정하시지 말라. 결국 저 문재인이 가장 앞서가니 두려워서 일어나는 일 아니겠나”고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문 의원은 다만 회고록 사태에 대한 생각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사실관계는 지금 나올 만큼 나왔다”며 “더 말할 필요가 있다고 느끼지 않는다”고 밝혔다. 여권의 공세는 돌파해 가되 진흙탕 싸움에는 휘말리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문 전 대표는 전날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표결 찬성 여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도 “솔직히 그 사실조차 기억이 잘 안 난다”고 답한 데 이어 이날도 “기억이 좋은 분들에게 들으라”며 즉답을 피했다. 이 같은 입장은 2012년 대선 직전 제기된 서해 북방한계선(NLL) 논란 때 진실 공방에 적극적으로 가세했다가 발목이 잡혔던 경험에서 나온 것이다. 문 전 대표는 회고록 파문이 터진 후 진실 공방에는 입을 다문 채 전날 인천의 이익공유기업에 이어 이날 충북의 혁신도시를 찾는 등 자신의 화두인 경제 행보에 주력하고 있다.
일각에선 북한인권결의안 기권 결정에 참여한 당사자로서 문 전 대표가 진실 공방을 회피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문 전 대표 측은 “문 전 대표는 관련 언급을 피하는 대신 대변인 역할을 맡은 김경수 의원 등이 적극적으로 송 전 장관 주장을 반박하는 ‘투 트랙’으로 갈 것”이라고 전했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