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달 백령도서 불법 중국어선 12척 나포
해경ㆍ어민들 “멸치와 삼치 어장 노린 것”
서해 최북단 백령도가 불법 조업하는 중국어선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인천해양경비안전서는 배타적 경제수역에서의 외국인 어업 등에 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중국 산둥성 스다오 선적 200톤급 중국어선 3척을 나포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들 중국어선은 17일 오후 3시쯤 인천 옹진군 백령도 북서쪽 33㎞ 해상에서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5㎞ 침범해 조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중국어선 3척의 선장과 선원 55명은 나포과정에 별다른 저항은 하지 않아 함포 사격 등강경 대응은 없었다. 해경은 이들을 인천해경서로 압송해 조사할 방침이다.
이날 중국어선 3척이 나포되면서 10월 한달간 백령도 주변 해상에서 불법 조업하다 인천해경에 붙잡힌 중국어선은 7척으로 늘었다.
인천해경은 6일 백령도 남동쪽 8.5㎞ 해상에서 서해 NLL을 2.9㎞ 침범해 조업한 혐의(영해 및 접속수역법 위반)로 20톤급 중국어선 1척을 나포했다.
12일에는 백령도 남서쪽 46㎞ 해상에서 특정금지구역을 2.2㎞ 침범해 조업한 혐의(배타적 경제수역에서의 외국인 어업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100톤급 중국어선 2척이 나포됐다.
15일에는 백령도 북서쪽 19㎞ 해상에서 우리 영해를 3.3㎞ 침범해 조업한 혐의(영해 및 접속수역법 위반)로 50톤급 중국어선 1척이 나포됐다. 이 어선에는 멸치와 삼치 등 불법 어획물 20㎏이 실려 있었다.
9월에도 16~28일 사이에만 백령도 인근 해상에서 중국어선 5척이 인천해경에 나포됐다.
해경과 어민들은 백령도 서쪽에 형성된 멸치와 삼치 어장을 노리고 중국어선들이 몰리는 것으로 추정했다. 백령도 인근에선 추석을 전후로 멸치잡이가 이뤄진다. 삼치는 따로 조업철이 없다고 한다.
김복남 백령도 연지어촌계장은 “우리 어민들은 주로 가까운 바다에서 꽃게를 잡거나 낭장망을 이용해 멸치를 잡는다”며 “중국어선들은 좀 더 먼바다에서 닥치는 대로 조업하는데 최근에는 멸치, 삼치를 많이 잡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환경 인천해경서 경비구조과장은 “최근 중국어선 불법 조업 단속 결과를 분석해보면 백령도 서쪽 해역에 멸치, 삼치 등 어장이 형성돼 중국어선이 몰리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우리 해역을 침범하는 중국어선을 철저히 감시해 어족 자원을 보호하겠다”고 말했다.
인천해경은 올해 불법 중국어선 50척을 나포하고 선장과 선원 70명을 구속했다. 또 담보금 18억3,000만원을 징수했다. 해경은 지난달 5일부터 백령도와 대ㆍ너릭소청도, 연평도 인근 해상에 중ㆍ소형함정 2척을 추가 배치했다. 지난 8일부터는 대형함정 4척, 헬기 1대, 특공대 등으로 구성된 기동전단을 운영해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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