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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경엽 감독은 왜 자진 사퇴를 발표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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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경엽 감독은 왜 자진 사퇴를 발표했나

입력
2016.10.17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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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염경엽 감독/사진=한국스포츠경제 DB

[잠실=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염경엽 넥센 감독이 준플레이오프 탈락 직후 사퇴 의사를 밝혔다.

염 감독은 17일 잠실구장에서 LG와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4-5로 져 준플레이오프 탈락이 확정된 후 패장 인터뷰에서 "감독의 역량이 부족해서 마무리가 좋지 않았던 것에 구단과 선수들에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경기 후 패장 인터뷰를 위해 인터뷰실에 들어선 염 가독은 "시리즈 전체적으로 내야 수비가 무너진 것 같다. 득점권 찬스에서 득점이 안 돼 시리즈 전체를 어렵게 한 것 같다. 1년 간 우리 선수들 수고했다. 감독의 역량이 부족해서 마무리가 좋지 않았던 것에 대해 구단과 선수들에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시리즈를 결산했다.

하지만 이후 염경엽 감독은 핸드폰을 열며 "오늘 할 말이 많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후 휴대폰에 미리 적어온 말을 참고 삼아 다음 말 들을 이어갔다. 그는 "4년 동안 따뜻하고 뜨거운 성원 보내주신 팬들께 감사드리고, 넥센 감독으로서 4년간 최선을 다해서 우승하고 싶었지만, 역량이 부족해서 구단과 팬들에게 우승을 못 이뤄드린 것 같아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적으로 2014년에 우승의 좋은 기회를 놓친 게 가장 아쉽게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2014년 우승 실패로 개인적으로도 아쉽고 자존심도 많이 상했다. 구단과 팬들에게 정말 죄송하단 말 다시 한 번 하고 싶다. 실패의 책임은 감독인 저에게 있다고 생각한다. 오늘부로 감독직을, 책임을 져야할 것 같다. 물러날 생각을 하고 있다"고 자진사퇴를 밝혔다. 염 감독과 넥센의 계약은 내년 시즌까지다.

염경엽 감독은 "넥센에 있던 5년 동안 내 야구 인생에 많은 것들을 얻었고, 많은 경험을 했고, 우리 스탭과 선수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다. 우리는 정말 함께 성장하면서 많은 걸 얻었다고 생각한다. 프로 세계에서는 영원함은 없다고 생각한다. 스쳐가는 인연인데 감독과 선수로서 서로 많은 도움이 됐던 인연으로 기억될 거라고 생각한다. 내가 감독으로 성장할 수 있는 큰 기회를 주신 이장석 대표님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감독으로 기회를 주셨기 때문에 내가 또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었다. 그 마음은 잊어서는 안 될 것 같다. 그 고마움은 항상 간직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거취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염 감독은 "4년 간 잘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앞만 보고 달려온 시간이었다. 지금부터는 내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과 부족한 부분들을 준비하고, 채워가는 시간을 가져야 할 것 같다. 넥센에 있는 시간 동안 행복한 시간이었고, 구단, 코칭 스탭, 선수들, 팬분들 마지막으로 고맙고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잠실=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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