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17일 오전 7번째 유인우주선 ‘선저우(神舟) 11호’ 발사에 성공하며 2022년 완성 예정인 유인 우주정거장 건설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미국ㆍ러시아에 버금가는 신흥 우주강국으로서의 위상을 과시한 중국의 ‘우주굴기’는 앞으로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중국, 2024년 유일 우주정거장 보유국
선저우 11호는 이날 오전 7시30분(현지시간) 간쑤(甘肅)성 주취안(酒泉)위성발사센터에서 창정(長征) 2호 FY11 로켓에 탑재돼 발사됐다. 선저우 11호는 발사 9분여 뒤 로켓과 분리돼 예정된 우주궤도에 진입했고, 중국 우주당국은 곧바로 발사 성공을 선언했다. 중국중앙(CC)TV 등 주요 매체와 인터넷은 이번 발사 장면을 생중계했다.
선저우 11호는 앞으로 이틀간 독립적으로 우주에서 비행한 뒤 지난달 15일 발사된 실험용 우주정거장 톈궁(天宮) 2호와 도킹할 예정이다. 세 번째 우주비행에 오르면서 우주에서 50번째 생일을 맞게 된 베테랑 징하이펑(景海鵬)과 그를 롤 모델로 삼아온 천둥(陳冬ㆍ38) 등 2명의 우주인은 톈궁에서 30일간 체류하면서 원격의료지원 시스템, 증강현실(AR) 기술에 기반한 심리치료 시스템 등을 활용한 각종 실험을 실시할 예정이다.
선저우 11호의 발사 성공에 중국 전역은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해외순방 중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직접 축전을 보내 격려했고, 관영매체들은 관련 소식을 대서특필했다.
선저우 11호와 톈궁 2호가 도킹에 성공하고 2명의 우주인이 30일 넘게 우주공간에서 체류하는 실험에 성공할 경우 독자적인 우주정거장을 보유하려는 중국 우주당국의 계획에 한층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중국은 선저우 11호에 이어 내년 1분기에 화물우주선 톈저우(天舟) 1호를 쏘아 올리고, 이듬해 2018년에는 우주정거장 건설을 위한 실험용 핵심모듈 톈허(天和) 1호 비행선을 발사해 우주정거장의 골격을 완성할 예정이다. 이를 바탕으로 중국 우주당국은 2020년에 20톤 중량의 우주정거장을 완성해 가동한다는 시간표를 마련했다.
중국의 우주정거장은 약 2년여의 시험기를 거쳐 2022년부터 전면적인 운영에 들어갈 계획이다. 미국ㆍ러시아 등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국제우주정거장(ISS)이 2024년까지만 운용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중국은 2024년 이후에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우주정거장 보유국이 될 전망이다.
일부 우주 분야서는 미ㆍ러도 추월
1970년 첫 인공위성인 ‘둥팡훙(東方紅) 1호’ 발사에 성공하면서 세계 5번째 인공위성 발사국이 된 중국은 경제력을 바탕으로 1992년부터 ‘선저우 시리즈’로 명명된 유인우주선 발사 프로젝트를 추진해왔다. 중국은 특히 2010년대 들어 각종 기록을 세우며 우주굴기에 속도를 내왔다. 2011년 9월 첫 실험용 우주정거장 모듈인 톈궁 1호를 성공적으로 발사한 뒤 2012년과 2013년에 각각 선저우 9호와 10호가 톈궁 1호와의 도킹에 잇따라 성공했다. 2013년 12월 세계 3번째로 달 탐사선 창어(嫦娥) 3호를 달에 착륙시킨 데 이어 이듬해에는 달 탐사위성의 지구 귀환 실험에도 성공했다.
최근 들어서는 몇몇 분야에서 미국ㆍ러시아를 뛰어넘는 기술력을 과시하기 시작했다. 지난달 25일 자체 기술로 제작한 세계 최대의 전파망원경 ‘톈옌’(天眼ㆍ하늘의 눈)을 5년여 공정을 거쳐 정식 가동했다. 또 내달엔 우주공간에서 빠르게 회전하는 중성자별인 펄서가 발산하는 X-선 신호를 탐지해 위성항법장치(GPS) 기술에 활용하는 세계 최초의 ‘X-선 펄서 항행위성’(XPNAV-1) 발사에도 나선다. 세계 최초로 달의 뒷면 탐사를 추진하기 위한 달 탐사선 창어 4호를 오는 2018년 발사할 계획이며, 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맞는 오는 2021년 7월에 화성에 탐사선을 착륙시키겠다는 야심찬 계획도 내놓은 상태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o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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