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東京) 한복판에서 라이벌 폭력조직(야쿠자) 한국인 조직원에게 폭력을 휘두른 30대 남성이 9년 만에 현지에서 붙잡혀 국내로 송환됐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일본 최대 야쿠자인 야마구치파(山口組) 조직원 유모(38)씨를 구속했다고 17일 밝혔다. 유씨는 2007년 도쿄 신주쿠(新宿)에서 한국인 동료 3명과 함께 라이벌 야쿠자 조직원 A씨를 흉기로 찌른 혐의(살인미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유씨 일행은 당시 라이벌 조직원들과 시비가 붙어 싸우는 과정에서 머리가 찢어지는 등 부상을 당하자 조직의 허가를 받아 보복에 나섰다. 하지만 그는 자신들을 폭행한 대상을 특정하지 못하자 같은 조직 소속 A씨 등 다른 한인 조직원들을 상대로 분풀이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결과 유씨는 대전 지역을 무대로 폭력조직 활동을 하다 2005년 6월 일본으로 넘어가 야마구치파에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유씨가 소속된 야마구치파는 지난 100년간 일본 내 최대 규모의 폭력조직으로 악명이 높다. 그는 2006년 현지 술집에서 한국인 동료 5명과 한인 종업원 B씨에게 흉기를 휘두르고 돈을 빼앗은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사건 발생 당시 유씨에 대한 첩보를 입수하고 뒤를 쫓았지만 그가 일본에서 종적을 감춘 탓에 검거에 실패했다. 그러던 중 유씨는 올해 6월 위조여권을 이용한 불법체류 혐의로 일본 경찰에 검거됐고 지난달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 받아 송환 형식으로 한국에 넘겨졌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폭력 사건에 연루된 공범 6명도 일본 경찰의 협조를 받아 추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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