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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PO 3] '강남 스타일'로 3차전 가져간 LG...1승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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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PO 3] '강남 스타일'로 3차전 가져간 LG...1승 남았다

입력
2016.10.16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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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차전 승리 주역 유강남(오른쪽)과 허프. /사진=임민환 기자

[잠실=한국스포츠경제 김지섭] LG 안방마님 유강남(24)이 결정적인 홈런 한 방으로 움츠렸던 어깨를 활짝 폈다.

유강남은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넥센과 준플레이오프(5전3승제) 3차전에 8번타자 포수로 선발 출전해 0-0으로 맞선 4회말 2사 2루에서 상대 선발 신재영의 초구 시속 138㎞ 직구를 벼락 같은 스윙으로 잡아 당겨 좌월 2점 아치를 그렸다. 포스트시즌 5경기 만에 나온 마수걸이 홈런이다.

LG는 팽팽한 균형을 깨는 유강남의 결승포에 힘입어 4-1로 넥센을 눌렀다. 이날 4타수 1안타(1홈런) 2타점을 기록한 유강남은 3차전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시리즈 전적 2승1패로 우위를 점한 LG는 1승만 거두면 NC가 기다리는 플레이오프에 진출한다. 양 팀의 4차전은 17일 오후 6시30분 같은 장소에서 펼쳐진다.

올해 '가을 야구'를 처음 경험하는 유강남은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그가 선발 마스크를 쓴 KIA와 와일드카드 1차전, 넥센과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팀이 모두 졌다. 방망이도 이날 경기 전까지 5타수 1안타에 그쳤다. 유강남이 의기소침한 반면 팀 내 베테랑 정상호(34)는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투수를 리드하며 포스트시즌 20이닝 무실점을 이끌었다.

그럼에도 양상문(55) LG 감독은 3차전에 안방을 유강남에게 맡겼다. 이날 선발 데이비드 허프(32)가 유강남과 오랜 시간 호흡을 맞췄기 때문이다. 허프는 정상호와는 배터리를 이룬 적이 없었다. 양 감독은 "투수는 포수가 바뀌면 불안하기 마련"이라며 "호흡 측면에서 유독 잘 맞는 경우가 있는데 허프와 유강남이 그렇다"고 말했다. 정상호도 "좋은 선수가 되기 위한 과정에 있다"면서 "정규시즌 때 잘했으니까 하던 대로 하면 된다"고 후배 유강남에게 힘을 실어줬다.

감독과 선배의 응원을 받은 유강남은 2회말 첫 타석에서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4회말 준플레이오프 첫 안타를 2점 홈런으로 신고했다. 그 동안 마음고생을 훌훌 털어내자 투수 리드에도 자신감이 붙었다. 특히 2-1로 근소하게 앞선 7회초 1사 3루 실점 위기에서 상대의 허를 찌르는 볼 배합으로 허프를 구했다.

상대 7번 타자 이택근에게 주무기 체인지업을 아낀 채 직구 위주로 승부를 걸어 1루수 뜬 공으로 유도했고, 8번 김지수는 직구만 연거푸 5개를 던지다가 체인지업을 유인구로 던져 헛스윙 삼진으로 잡았다. 동점 위기를 넘긴 유강남과 허프는 환호했다. 그리고 둘은 팀이 4-1로 앞선 8회초 수비 때 나란히 정상호와 정찬헌에게 바통을 넘겼다.

유강남은 경기 후 "내가 선발 출전할 때 팀이 져서 솔직히 부담스러웠고, 심적으로 힘들었다"며 "3차전이 마지막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지든 이기든 후회 없이 하자고 했던 것이 구종을 선택할 때도 좋은 결과로 나왔다"고 소감을 밝혔다. 홈런 상황에 대해서는 "넘어간 줄 몰랐는데 관중이 환호하는 것을 보고 알았다"면서 "가을 야구를 하면서 힘들었던 것이 많았는데 악이 생겼다. '내가 해냈다'라는 생각으로 그라운드를 돌았다"고 기뻐했다.

잠실=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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