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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박근혜 지지율 추락

입력
2016.10.1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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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초부터 국정수행에 대해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취임 한 달 후인 2013년 3월 20일께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이 실시한 조사에서 ‘직무를 잘 수행한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는 응답은 44%에 불과했다. 같은 기관의 역대 대통령 취임 한 달 후 지지율 조사 결과 중 최저 수치다. 김영삼(1993년)ㆍ김대중(1998년)은 똑같이 71%였고, 노무현(2003년)은 60%, 이명박(2008년)은 52%를 기록했다. 취임 초의 허니문 분위기가 점점 약화하는 추세긴 하나 박 대통령에 와서는 한층 가속화한 것이다.

▦ 첫 총리후보자 낙마 등 조각 과정에서 드러난 인사 난맥, 당선인 시절부터 두드러진 소통부재 등에 대한 국민들의 부정적 시각이 반영된 결과였다. 30%를 밑도는 몇 번의 부침이 있었지만 박 대통령은 지금까지 대체로 40%대 안팎의 비교적 안정된 지지율을 유지해 왔다. 국정 난맥상에 비춰 이 정도의 지지율을 유지한다는 것 자체가 놀랍다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외환위기 직후 한 자릿수까지 지지율이 곤두박질했고, 노무현ㆍ이명박 전 대통령도 임기 중 한때 10%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 그랬던 박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14일 발표된 한국갤럽조사에서 26%로 추락했다. 취임 이후 최저치 동률이던 전 주의 29%에서 3%포인트나 낮아져 최저기록을 경신했다. 그 동안 굳건하게 박 대통령을 뒷받침하던 30%대 콘크리트 지지층이 무너지고 있다는 의미다. 국정이 제대로 돌아가는 게 없는 가운데 미르ㆍK스포츠 재단 의혹까지 겹쳤으니 아무리 든든한 고정지지자였더라도 생각을 달리 하지 않으면 그게 이상한 일이다. 지역적으로 영남의 이탈 추세가 뚜렷하고 연령별로는 60대 이상에서 하락폭이 크다.

▦ 박 대통령의 마이웨이식 국정운영 스타일이 더 이상 버티기 어려운 한계에 다다른 느낌도 든다. 이렇게 가다간 지지율이 어느 수준까지 떨어질지 모른다. 그런데도 원칙 앞세우고 야당 탓하는 박 대통령의 스타일이 달라질 것 같지 않아 보인다. 북한의 도발에 대한 강경 대응이 지지율에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했지만 어느 순간 부메랑이 될지 모른다. 더욱이 머지 않아 대선 국면과 맞물리면 걷잡을 수 없는 레임덕 상황을 맞게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박 대통령에겐 지금 특단의 날개가 필요하다.

이계성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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