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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AI vs 고교 수재, 퀴즈대결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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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AI vs 고교 수재, 퀴즈대결 벌인다

입력
2016.10.14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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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기술 인공지능 ‘엑소브레인’

내달 18일 인간과 맞대결 예정

AI 자연어 처리ㆍ추론 능력 시험대

전문가들 “엑소브레인 승리” 예상

국산 인공지능 ‘엑소브레인’이 다음달 인간과 퀴즈 대결을 펼친다. 국내 기술로 개발된 인공지능 컴퓨터가 공개적으로 인간 두뇌에 도전하는 건 처음이다.

13일 엑소브레인 개발을 총괄하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 따르면 퀴즈 대결 날짜가 11월 18일로 예정됐다. ETRI는 구체적인 장소와 시간, 진행 방식, 생방송 여부 등을 한국교육방송공사(EBS)와 협의 중이다.

국산 인공지능 ‘엑소브레인’이 컴퓨터에서 가상의 퀴즈 대결을 벌이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제공
국산 인공지능 ‘엑소브레인’이 컴퓨터에서 가상의 퀴즈 대결을 벌이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제공

‘몸 밖에 있는 뇌’라는 뜻의 엑소브레인은 TV 퀴즈 프로그램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고교생들과 지식 수준을 겨룬다. 1~3개 문장으로 구성된 질문에 답을 정확히 맞혀야 점수를 얻는다. 엑소브레인에게는 질문이 텍스트 형태로 입력되고, 인터넷 연결은 차단된다.

컴퓨터가 일상생활에서 쓰이는 자연어의 의미를 사람처럼 완벽하게 이해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표현 방식이 무궁무진하고, 사전적 의미가 아닌 다른 뜻이 내포된 경우도 많은 데다 문장 구조도 다양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람은 기억력에 한계가 있고 실수도 한다. 결국 두뇌의 학습 능력과 컴퓨터의 자연어 처리 능력 중 어느 쪽이 우세하냐에 따라 승부가 갈린다.

엑소브레인은 교과서를 비롯한 각종 문헌들로 지식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 그 안에서 질문의 의도에 맞는 부분들을 찾아낸 다음 자체 추론으로 가장 정답에 가까운 것을 골라 대답한다. 구글의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가 프로 기사들의 기보 데이터베이스에서 확률로 수를 계산했다면, 엑소브레인은 논리적 추론으로 정답을 찾는다. 김현기 ETRI 지식마이닝연구실장은 “바둑 수가 이길지 질지를 계산하는 것보다 자연어가 정답인지 오답인지를 알아내는 게 컴퓨터에겐 더 어려운 일”이라며 “바둑은 후반으로 갈수록 경우의 수가 줄어 컴퓨터에게 유리해지지만, 퀴즈 대결은 그렇지 않다”고 설명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한 연구원이 국산 인공지능 ‘엑소브레인’ 개발 작업을 하고 있다. ETRI 제공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한 연구원이 국산 인공지능 ‘엑소브레인’ 개발 작업을 하고 있다. ETRI 제공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연구원들이 국산 인공지능 ‘엑소브레인’ 개발을 위한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ETRI 제공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연구원들이 국산 인공지능 ‘엑소브레인’ 개발을 위한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ETRI 제공

2011년 미국 IBM의 인공지능 ‘왓슨’은 인간과의 퀴즈 대결에서 완승했다. 올해 초까지 엑소브레인의 자연어 구문 분석 성능은 92.3%로 왓슨(92%)보다 약간 앞선 것으로 평가됐다. 이후 얼마나 성능이 향상됐는지에 대해선 개발진이 비밀에 부치고 있다. 감동근 아주대 전자공학과 교수는 “왓슨이 참여했던 ‘제퍼디쇼’는 문제에 언어유희나 반어법 등이 많은데 비해 이번 대결에선 사실관계를 묻기 때문에 기술적인 구현이 더 쉽다”며 엑소브레인의 우승을 예상했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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