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넥센 선수단/사진=한국스포츠경제 DB
[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뜨거운 가을, '저비용 고효율' 야구가 힘을 발휘하고 있다. 각 팀들은 지난 겨울 전력 강화를 꿈꾸며 적극적인 투자에 나섰지만, 통 큰 투자가 곧 성적으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오히려 적은 연봉의 선수단으로 효과적인 플레이를 했던 팀들이 나란히 가을야구에 진출하며 '성적은 연봉 순이 아니'라는 점을 다시 한 번 입증하고 있다.
◇가을 잔치, 평균 연봉 하위권들의 무대
넥센은 지난해 2월 한국야구위원회(KBO)가 공개한 구단 평균 연봉(외국인·신인 제외)에서 최하위에 그쳤다. 박병호(미네소타), 손승락(롯데), 유한준(kt) 등 팀 내에서 고액 연봉을 받았던 주축 선수들이 이적하면서 넥센의 평균 연봉은 지난해(1억481만원)에서 22.6% 삭감된 8,116만원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팀 전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전망을 보기 좋기 뒤엎었다. 넥센은 올해 신재영과 박정음, 박주현 등 새 얼굴들이 맹활약하며 똘똘 뭉쳤고, 정규시즌 3위로 준플레이오프(준PO)에 직행했다. 결국, 몇몇 선수의 힘이 아닌 팀 전체 구성원의 능력을 어떻게 발휘하느냐에 따라 정규 시즌 성적이 갈릴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셈이다.
넥센 뿐 아니다. 최근 몇 년간 리빌딩에 힘을 쏟은 결과 젊은 선수들이 주축이 된 LG와 KIA는 각각 평균 연봉 5위(1억2,626만원), 7위(1억2,243만원)에 그치지만 정규시즌을 4,5위로 마감하며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렀다. 더욱이 호수비 퍼레이드를 펼치면서 '이름값'이 떨어져도 실력은 떨어지지 않는 다는 사실을 보여주며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디펜딩 챔피언 두산은 올해 평균 연봉 6위(1억2,526만원)에 그친다. 하지만 올해 줄곧 선두권을 달리면서 강팀의 저력을 보여줬고 한 시즌 최다승(93승)까지 새로 썼다. 평균 연봉 8위(1억2,150만원)의 NC도 올해 2위를 차지하면서 '연봉과 성적의 반비례'에 힘을 실었다.
◇평균 연봉 1~4위 팀, 가을야구 실패
평균 연봉 상위권의 팀들은 올해 나란히 쓴맛을 봤다. 고액 연봉자가 즐비하지만, 스타 플레이어가 팀을 모두 구할 수 있는 건 아니다.
한화는 누구보다 쓰린 속으로 다른 팀들의 가을 잔치를 지켜보고 있다. 한화는 올해 KBO리그 사상 처음으로 단일구단 연봉 총액 100억원(102억1,000만원)을 넘겼고, 평균 연봉도 1억7,912만원으로 단연 1등을 차지했다. 평균 연봉 10위 넥센의 두 배가 넘는 금액이다.
하지만 한화의 통큰 투자는 올해도 결실을 맺지 못했다. 한화는 올해 시즌 초반부터 하위권으로 쳐져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다 결국 7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2007년 이후 9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좌절이다. 롯데 역시 마찬가지다. 롯데는 손승락과 윤길현 등을 영입하며 평균연봉 3위(1억3,313만원)에 올랐지만 정규시즌은 8위로 마감했다. 평균 연봉 2위 삼성(1억5,464만원)은 9위로 떨어져 2009년 이후 7년 만에 가을야구가 무산됐다. 평균 연봉 4위 SK(1억2,989만원)은 시즌 막판 5강 싸움에서 밀리며 6위에 그쳤다.
10구단 kt는 평균 연봉과 성적이 모두 하위권인 유일한 팀이다. kt는 평균 연봉 8.369만원(9위)를 기록했고,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최하위에 머물렀다.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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