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가 음담패설 파문을 가라앉히기 위해 “탈의실 농담에 불과했으며 실제로 그런 짓을 하지는 않았다”고 밝힌 9일 2차 TV토론의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트럼프의 TV토론 오리발 발언에 격분한 여성 두 명이 뉴욕타임스에 연락을 취해 경험담을 털어놨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는 12일 각각 뉴욕과 오하이오에 거주하는 제시카 리즈(74)와 레이첼 크룩(33)이 처음 만난 트럼프로부터 성폭행에 가까운 신체적 접촉을 당한 사실을 고백했다고 보도했다. 리즈는 30여 년 전 제지회사 판매직원 시절의 봉변을 털어놨다. 그는 “승무원 안내로 뉴욕행 비행기 1등석에 앉게 됐는데, 옆 좌석 트럼프가 몇 마디 나눈 뒤 ‘이혼녀’라는 말을 듣고는 온몸을 더듬고 치마 안으로 손을 넣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가 “마치 문어같았다”고도 했다.
크룩도 “11년전 트럼프타워 엘리베이터에서 갑자기 허락도 없이 키스를 퍼부었다”고 말했다. 당시 크룩은 트럼프타워에 입주한 부동산개발업체 ‘베이록 그룹’에 근무 중이었다.
뉴욕타임스는 두 여성 주장에 대해 트럼프가 “사실 무근이며, 기사화할 경우 고소하겠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그러나 “음담패설 파문이 공론화하기 오래 전부터 두 여성이 피해 사실을 친척과 친구들에게 털어 놓았다”며 트럼프의 결백 주장이 거짓말이라고 추정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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