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구로경찰서는 발가락ㆍ무릎 질환을 핑계로 800일 넘게 입원하면서 수억원대 보험금을 가로챈 권모(47)씨를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고 13일 밝혔다. 권씨는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통원치료가 가능한 무지외반증(엄지발가락이 새끼발가락 쪽으로 기울어져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 무릎통증 등 경미한 증상을 이유로 47차례 걸쳐 837일을 입원한 뒤 보험금 3억2,700만원을 타낸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권씨는 입원 일당과 치료비를 받을 수 있는 보험 상품 9종에 가입한 뒤 상품당 하루 최대 5만원을 받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보험사 의심을 피하려 불필요한 수술을 강행하고 입원 기간 동안 무단 외출해 노래방과 유흥주점을 출입하기도 했다.
권씨는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줄곧 부인했으나 경찰이 보험심사평가원의 평균 입원일수 기준보다 과다한 입원 내역과 입원 중 무단 외박 증거 등을 근거로 추궁하자 범행을 시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일정한 직업이 없는 피의자는 보험금을 타낸 후 생활비와 유흥비로 탕진했다”고 말했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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