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잠룡들의 ‘페이스북 정치’가 활발하다. 남경필 경기지사는 지난 10일 공관을 찾은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와 함께 식사를 나누는 모습의 동영상을 이튿날 자신의 페북 계정에 올렸다. “제게는 연합정치의 스승과 같은 분”이라는 짧은 글도 추가했다. 자신의 브랜드로 밀고 있는 ‘연정’을 부각시키는 효과다. 지난 추석 때는 서재에 스마트폰을 직접 설치하고 연휴에 읽을 책을 소개하는 페북 라이브 방송을 하기도 했다.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은 페북 팬클럽이 적극 활동 중이다. ‘유승민을 사랑하는 모임’(유사모), ‘YOOTH-유승민GO’ 등의 팬페이지다. 이들은 한림대, 서울대, 부산대 등 유 의원의 강연마다 쫓아다니며 자발적으로 라이브 중계를 내보냈다. 유 의원 자신도 페북을 자주 활용할 의지를 드러냈다. 지난 10일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대표 등 야권 주자의 경제ㆍ안보 정책에 견해를 밝히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김무성 전 대표도 페북 활동을 활발히 해온 정치인이다. 8월 민심투어 때는 밀짚모자를 쓰고 농기계를 몰거나, 국밥을 먹는 소소한 일상을 담은 ‘아재’ 사진을 올려 관심을 받았다. 자신이 직접 빨아 널어놓은 속옷도 예외가 아니었다. 12일엔 페이스북에 “관광도시 경주가 ‘관광객 실종’이라는 더 큰 여진에 시달리고 있다. 각종 행사와 여행을 경주로 하자”는 제안을 올렸다.
여권 관계자는 “페북은 일상의 속살을 올려 친근한 느낌을 줄 수 있는 데다 여권의 차기 대선주자들에게는 취약한 2030세대와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본격적인 대선후보 경선 전에 페북에서 ‘번외전’이 시작됐다”는 관전평을 내놨다.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