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만에 방문자 300만명 돌파
1년차 매출 목표 무난히 달성할 듯
서울 방배동에 사는 주부 이수현(37)씨에게 가족의 야외 나들이는 쉬운 일이 아니다. 동네 마트 조차 가기 꺼려하는 남편과 4살, 6살배기 어린 아이들까지 챙겨야 해 부담이 컸다. 그런데 가까운 곳으로의 나들이조차 엄두 내지 못했던 가족 분위기는 지난 추석 연휴 때 서울로 올라온 시부모와 함께 ‘스타필드 하남’을 방문하고 나서부터 달라졌다. 수입차 마니아인 남편은 자동차 매장에서, 어린 아이들은 실내 놀이터에서 각각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시부모는 찜질방에서 쌓였던 피로를 풀었다.
오랜 만에 ‘나 홀로 쇼핑’을 즐기고, 맛집에서 저녁식사까지 마친 이씨는 “온 가족이 모두 불만 없이 한 곳에서 식사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 것은 처음이었다”며 “이젠 가족들이 먼저 야외 나들이를 가자고 이야기 할 정도”라고 말했다.
신세계가 1조원을 들여 경기 하남시에 문을 연 ‘스타필드 하남’이 개장 한 달여 만에 가족 쇼핑 테마파크로 자리 잡고 있다.
12일 신세계에 따르면 지난 달 9일 문을 연 스타필드 하남은 한 달만에 방문객 수가 300만명을 돌파했다. 하루 평균 입장객 수도 10만명 이상이다. 예상보다 많은 고객이 몰리면서 스타필드 하남의 1년차 매출은 목표했던 8,200억원을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향후 3~4년 안에 누적 매출 5조원을 돌파하는 것도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스타필드의 인기 비결은 쇼핑과 레저, 문화, 힐링 등을 한번에 누릴 수 있다는 점이다. 우선, 외형이 웅장하다. 연면적은 축구장 70개에 해당하는 46만㎡(13만9,000평)에 달하고, 6,200대(승용차 기준)가 동시에 주차 가능하다.
스타필드 하남의 가장 큰 특징은 남성들을 위한 콘텐츠가 풍부하다는 점이다. 2층에는 프리미엄 자동차의 대명사로 불리는 BMW와 BMW 미니 등을 동시에 전시한 자동차 매장이 있다. BMW가 쇼핑센터에 매장을 낸 것은 아시아 지역에서 스타필드 하남 뿐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연말에는 미국의 대표적인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가 스타필드 하남에 입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113년 전통의 모터사이클 브랜드인 할리데이비슨도 국내 쇼핑몰에선 처음으로 스타필드 하남에 둥지를 틀었다. 이 곳에선 모터사이클은 물론, 다양한 의류와 액세서리까지 구매할 수 있다. 이 밖에 농구와 배구, 풋살을 포함한 구기 스포츠, 자유낙하 체험 등이 가능한 ‘스포츠 몬스터’코너도 남심(男心)을 저격하기에 충분하다.
여성 고객들을 위한 최신 명품과 화장품 전문관도 화려하다. 2층에 마련된 프리미엄 매장에선 33개의 해외 유명 브랜드를 통해 최신 패션 트렌드를 확인할 수 있다. 기초와 색조, 뷰티 케어 등 50여개 브랜드들이 자리한 화장품 전문관에선 건강한 피부 유지를 위한 맞춤형 제품들을 만날 수 있다. 여성들을 위한 휴식 공간도 인기다. 신세계 관계자는 “꽃과 향초 등을 배치해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한 휴식 공간에는 여성 고객들의 발길이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중장년 고객들에겐 3층의 ‘찜질 스파’가 필수 코스다. 은은한 음향을 더한 미디어아트방, 자연의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편백나무방 등 8개의 찜질방은 피로 회복에 안성맞춤이다. 발 마사지 등을 받을 수 있는 별도 휴식 공간도 마련됐다.
3층에 어린이 놀이터로 꾸며진 ‘토이킹덤’은 동심을 자극한다. 입구 옆에 마련된 10m 길이의 ‘펀’ 터널에선 붕붕카와 전동 승용차를 타고 가면서 바닥의 발광다이오드(LED) 패널을 통해 다채롭게 변하는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매장 천장에 부착된 ‘웨키트랙’에선 무선조종자동차가 기차 레일에 따라 정해진 코스로 운행하면서 어린이들의 시선을 사로 잡는다.
스타필드 하남은 개장 초반 방문객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지적됐던 주차 문제도 상당 부분 해결됐다. 신세계 관계자는 “안내 직원들을 늘려 주차 지원에 주력한 결과 고객들의 불만이 많이 사라졌다”며 “고객이 쾌적하고 편리한 환경 속에서 쇼핑을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허재경 기자 rick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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