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단종으로 인한 손실을 반영해 지난 7일 발표한 3분기 잠정실적을 5일만에 수정했다. 매출은 4년6개월 만에 최저치로 주저앉았고, 비용이 폭증하며 영업이익은 33%나 줄었다.
삼성전자는 3분기 잠정 실적을 매출 47조원, 영업이익 5조2,000억원으로 수정한다고 12일 공시했다. 당초 발표했던 잠정실적(매출 49조원, 영업이익 7조8,000억원)에서 매출은 2조원, 영업이익은 2조6,000억원이나 감소했다.
정정된 3분기 실적을 지난해 같은 시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9.06%, 영업이익은 29.63% 줄었다. 올 2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7.73%, 영업이익은 36.12% 줄었다. 당초 잠정실적 발표 때는 “리콜에도 선방”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11일 갤럭시노트7 단종 결정으로 삼성전자는 당장 3분기 실적부터 치명상을 입게 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회계 기준에 따라 갤럭시노트7 단종에 따른 매출과 손익의 변동사항은 3분기 실적에 반영해야 한다”며 “유가증권시장 공시 규정에 근거해 잠정실적 공시를 정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3분기 실적에 반영했던 예약주문량이 단종으로 ‘0’이 되면서 매출이 줄었고, 교환하려고 만들어 놓았던 갤럭시노트7과 창고에 쌓여 있는 부품들도 모두 비용으로 처리돼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증권가는 갤럭시노트7 단종에 따른 손실을 3분기에 반영함으로써 향후 실적에 줄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도현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갤럭시노트7 단종이 이미 지나간 일이라는 신호를 시장에 보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공시를 정정하지 않았다가 27일 확정공시 때 반영하는 게 더 큰 문제가 될 것으로 판단한 것”이라고 평했다.
4분기 실적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주력 분야인 정보기술ㆍ모바일(IM)사업부문의 대표 선수가 사라졌고 삼성전자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도가 하락하면서 고전할 것이란 의견이 적잖다. 그러나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4분기에는 갤럭시노트7 단종으로 인한 1회성 비용이 없어지면서 이익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며 “영업이익은 8조원 안팎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날 장중 한때 150만원선이 붕괴됐던 삼성전자 주가는 낙폭을 줄이며 0.65% 하락한 153만5,000원에 마감됐다.
한편 스마트폰 사업을 이끌고 있는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은 11일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모든 고객이 우리 삼성 제품을 다시 신뢰하고 즐겁게 사용할 수 있도록 반드시 (사고의) 근본 원인을 철저히 규명할 것을 약속 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경영 손실을 차치하고라도 지난 몇 주간 진행 상황이 여러분께 준 마음의 상처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며 “시간이 다소 걸리더라도 끝까지 (원인을) 밝혀내 품질에 대한 자존심과 신뢰를 되찾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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