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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침수피해, ‘부실한 재난방지 행정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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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침수피해, ‘부실한 재난방지 행정 탓’

입력
2016.10.12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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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연대ㆍ환경운동연합 “재해 이면엔 市의 둔감한 행정이”

혁신도시 저류지 보강ㆍ도심 생태하천사업 문제 등 개선 촉구

지난 6일 오후 태풍 차바로 인해 수해를 입은 울산시 중구 태화시장에서 버려진 물건들이 산처럼 쌓여 있다. 울산=전혜원 기자 iamjhw@hankookilbo.com
지난 6일 오후 태풍 차바로 인해 수해를 입은 울산시 중구 태화시장에서 버려진 물건들이 산처럼 쌓여 있다. 울산=전혜원 기자 iamjhw@hankookilbo.com

울산이 태풍 ‘차바’로 엄청난 침수피해를 입은 것은 울산시의 부실한 재난방지 행정 탓이란 지적이 나왔다. 울산시민연대와 울산환경운동연합은 12일 오후 울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울산 기상관측 이래 최대의 집중호우라고 하지만 이번 홍수재해의 이면에는 울산시의 둔감한 행정이 자리잡고 있다”고 비판했다.

시민연대 등은 우선 급격한 도심지 변화에도 시의 재난대책 마련이 전무했다고 지적했다. 이번에 막대한 침수피해를 입은 태화시장의 경우 지금까지 상습침수지역이 아니었으나 2007년 착공돼 10년째 공사중인 혁신도시의 토사가 유입되면서 하천(유곡천)기능을 떨어뜨려 큰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유곡천과 태화강 합류지점에 배수지와 펌프장을 만들지 않은 게 근본원인이라는 것이다.

울산과 부산을 잇는 7번 국도 구간에서 발생한 도로유실도 청량ㆍ율리도시개발사업과 연관이 있다고 밝혔다. 시민연대 등은 “울산시는 혁신도시와 같은 대규모 개발사업에만 집중했지 사업이 가져올 도시재난 대비는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시민연대 등은 또 무분별한 생태하천사업 진행이 홍수피해를 키운 원인으로 지적했다. 실제 이번에 범람한 여천천의 경우 생태하천사업을 진행하면서 하천바닥을 2m나 높여 통수능력이 크게 악화됐으며, 실시설계단계에서 우수 저류조 설치가 제시됐지만 무시됐다고 지적했다. 무거천 등 생태하천사업을 진행한 다른 도심하천도 공통적으로 통수단면이 줄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도심지에 공원형 하천을 조성할 경우 도시홍수, 돌발홍수 등 피해방지를 위한 치수정책이 제대로 수립ㆍ진행되는지를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시민연대는 또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을 관통하는 북구 효문동과 양정동 일대의 소규모 하천이 복개되면서 상류지역에서 침수현상이 발생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고 밝혔다. 하천 복개가 도시안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홍수범람과 연관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약사천, 무거천 등 9개 하천에 대한 정비기본계획 수립과 관련, 자연재해를 막기 위한 근본적인 방안이 제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민연대 등은 또 울산지역 댐들의 치수대책 부재 문제도 지적했다. 대곡댐을 제외한 회야, 사연, 대암댐은 수위조절을 할 수 있는 수문이 없어 댐 주변지역의 피해를 키웠다는 것이다. 실제 회야댐 하류에서는 인명구조에 나섰던 소방관이 급류에 휩쓸려 숨졌으며, 대암댐 하류 반천현대아파트에서도 주민 1명이 숨지고 800여대의 차량과 40여곳의 상가가 침수피해를 입었다. 대암댐 상류의 보은천에서도 하천이 범람해 제방유실과 함께 주택 120여채와 농경지가 침수됐으며, 인근 삼동초등학교에서는 교실에 있던 피아노가 밖으로 밀려나올 정도로 극심한 피해를 입었다.

시민연대 등은 이밖에 주민안전과 관련된 정보전달 체계 부실 문제도 지적했다. 실제 이번 홍수 때 울산시가 긴급재난문자로 안전지대 대피와 차량우회를 권유한 것은 당일 오전 11시 44분 이후로 이미 침수피해가 발생한 시점이었다는 것이다. 지난번 지진 때도 체계적인 재난방송이나 대피안내 등 초기대응에 실패, 비난이 쏟아졌지만 전혀 고쳐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특히 울산에는 핵발전소나 석유화학단지 등 위험시설이 산재, 대규모 도시재난 위험성이 상존한 만큼 안전정보전달체계가 정비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울산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유곡천 상류일대 등 혁신도시 저류지를 새로 보강하고, 도심 생태하천사업 등에서 드러난 다양한 문제점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창배 기자 kimcb@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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