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바이트생을 도둑으로 몰거나 몸이 아파 결근하면 “영업피해가 발생했다”며 일당의 몇 배가 되는 금액을 공제하겠다고 협박해 상습적으로 임금을 체불한 악덕 업주가 구속됐다. 피해자는 대부분 아르바이트생이나 청년이었다.
고용노동부 울산지청은 12일 근로자 12명에게 임금을 주지 않은 혐의(근로기준법 위반)로 울산시내 모 음식점 업주 A(44)씨를 구속했다.
고용부에 따르면 2007년부터 음식점을 운영하던 A씨는 복학을 앞둔 대학생 B(21)씨가 지난 8월 몸이 아파 출근하지 못하자 영업피해가 발생했다며 일당의 몇 배가 되는 금액으로 공제하겠다고 협박하면서 임금 130만원을 체불했다. 또 지난해 2월 아르바이트생 C(22)씨를 도둑으로 몰아 C씨와 부모에게 고통을 주고 밀린 임금 120만원을 주지 않았다.
A씨는 체불임금 청산에 적극적으로 나서지도 않고, 피해자들의 체불 신고건과 관련한 고용부 출석요구를 54차례 거부했으며 지명수배된 후에도 신분을 속이며 도피하다가 지난 8일 체포됐다.
A씨가 체불한 임금은 1,200여만원으로, 통상 억대의 체불이 발생할 경우 구속수사하는 것에 비해서는 이례적이다. 체불액보다는 체불에 대한 죄질로 구속 여부를 판단한 사례여서 향후 비슷한 사건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철우 고용부 울산지청장은 “이번 사건은 피해 액수 과다에 관계없이 학생, 여성 등 취약 계층 근로자들이 당한 피해를 고려해 엄중 수사한 사례”라고 밝혔다.
울산=김창배기자 kimcb@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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