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7회 전국체육대회 주 개최도시 충남 아산과 천안지역 숙박ㆍ음식업계가 ‘체전특수’를 누리고 있다.
전국체전은 지난 7일 17개 시ㆍ도에서 총 2만4,811명이 참가한 가운데 개막, 주 개최도시인 아산을 비롯해 충남의 각 경기장에서 오는 13일까지 열전을 치른다.
체전기간 선수단이 1주일간 충남에 머물게 되면서 숙박업계와 음식점들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23개 경기장에서 열전이 벌어지는 아산에서는 체전기간 호텔과 모텔 등 177개 숙박업소가 모두 예약이 만료된 상태다.
17개 경기장이 있는 천안은 체전기간 선수 임원 등이 2,000개의 객실을 사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숙박업소 예약률이 평소 보다 30% 증가했다.
음식점도 활기를 띠고 있다.
천안 성정동의 한 식당주인은 “체전이 열리면서 선수단이나 임원들이 투숙한 호텔과 모텔 주변 식당들은 평소보다 단체손님들이 몰려 매상이 올랐다”고 말했다.
정경재 대한숙박업중앙회 천안시지회장은 “평소 천안지역 객실의 공실률이 30% 수준이었으나 체전기간에는 선수와 임원이 투숙하면서 빈 객실이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반면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로 그 동안 개최시도에서 제공하던 각종 편의가 사라졌다.
특히 각 시ㆍ도 선수단 본부의 길잡이 역할을 하던 택시가 사라져 선수단이 불편을 겪고 있다. 그 동안 각 시도는 지리에 어두운 외지 선수단에 택시를 배정해 길안내에 도움을 줬지만 이 마저 법 저촉 우려로 이번 대회부터 자취를 감췄다.
선수단에게 전달됐던 각종 격려금도 없어졌다.
각급 기관단체의 선수단 격려금 전달이 김영란법에 해당되지 않지만 대한체육회 소속 17개 시도체육회는 올해부터 이를 거절키로 결정했다.
또한 대회 첫 날 개최지에서 초청하는 형식으로 각 종목별 시도 가맹경기단체 임원들이 모여 우의를 다지던 만찬도 자취를 감췄다.
체육계의 한 관계자는 “기존처럼 기부금영수증을 발행하면 받아도 되지만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어 일체 격려금을 사절하고 있다”며 “같은 종목에서 오랜 시간 운동을 함께한 동료끼리 전국체전 때마다 모여 안부를 주고받던 정이 사라져 아쉽다”고 말했다.
이준호 기자 junh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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