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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화대교' 작곡한 쿠시, 레게가수 시절은?

입력
2016.10.11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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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힙합이 국내에 상륙한 지 20여 년 만에 주류 음악으로 전성기를 맞고 있다. 그러나 대중화 과정에서 쌓아온 노력과 실력에 비해 저평가되는 MC(래퍼)들도 생겨나고 있다.

자이언티, 지코를 사랑하지만 주석, 피타입을 모르는 새내기 힙합팬을 위해 준비했다. 여기, 새로운 라임(운율)과 플로우(흐름)를 개발하며 힙합의 발전을 끌어간 MC들을 소개한다.

국내에서 유일무이하게 레게 힙합을 지향하는 가수로 활동했던 힙합듀오 스토니 스컹크. 한국일보 자료사진
국내에서 유일무이하게 레게 힙합을 지향하는 가수로 활동했던 힙합듀오 스토니 스컹크. 한국일보 자료사진

프로듀서 쿠시는 Mnet '쇼미더머니5'의 또 다른 수혜자다. 2NE1, 빅뱅 신화를 일궈낸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의 숨은 조력자가 스스로 스타가 된 거다. 인지도는 자연스럽게 곡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쇼미더머니'에서 선보인 '머신 건'(Machine Gun)외에 가수 자이언티의 '양화대교' '노 메이크업'(No Make Up) 등 쿠시가 작업한 히트곡이 회자됐다.

지금은 세련된 아이돌 힙합을 제작하지만, 사실 쿠시는 국내에선 드물게 레게 힙합을 선보인 MC였다. 그가 활동했던 힙합 듀오 ‘스토니 스컹크’는 미국 빌보드 차트까지 오를 정도로 내실있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한국 레게 힙합의 저변을 넓혔던 그의 과거 모습은 어땠을까.

1. 미국까지 진출한 한국 레게 힙합가수

쿠시는 초등학교 때부터 힙합을 즐겨 듣다가 1998년 친구였던 스컬의 영향으로 음악을 시작했다. 언더그라운드에서 ‘하이스탁’이란 힙합듀오로 활동하던 그는 2001년 가수 김진표의 3집 수록곡에 피처링으로 참여하면서 공식적인 작업물을 발표한다.

당시 스컬은 대학교 힙합동아리에서 만난 여성 래퍼 예솔과 ‘대거즈’라는 팀명으로 활동하고 있었다. 1년 만에 해체 수순을 밟고 고군분투하고 있던 그는 2002년 쿠시와 함께 스토니 스컹크를 결성한다.

스토니 스컹크는 레게와 힙합을 결합한 음악을 선보였다. 독특한 음악으로 언더그라운드에서 이름을 알리던 이들은 MC스나이퍼의 힙합 레이블 '스나이퍼 사운드'에 들어가 2003년 정규 1집 앨범으로 오버그라운드에 진출했다.

이후 YG로 이적한 스토니 스컹크는 2005년 정규 2집 앨범을 발매한다. 타이틀곡 '붐디 붐디'(Boom Di Boom Di)는 청량감 있는 멜로디와 스컬의 거친 래핑이 어우러져 완성도 있는 자메이카 힙합을 구현했지만, 비주류 장르로 국내에서 큰 성과를 이루지 못했다. 그러나 2년 뒤 솔로로 미국에 진출한 스컬이 '붐디 붐디'의 영어 버전을 발표했고, 이 곡이 미국 빌보드 핫 힙합 싱글 세일즈 차트 4위를 기록하며 화제가 됐다.

홀로 한국에 남은 쿠시는 다음 앨범 제작에 매진했다. 스컬의 미국 진출 때문에 세간에는해체설이 돌았지만, 2007년 정규 4집을 발표하며 의혹을 일축시켰다. 그러나 활동은 오래가지 못했다. 한 달 후 스컬이 군 입대를 했고, 제대 후 YG와의 계약이 만료되면서 스토니 스컹크는 해체했다. 이후 쿠시는 YG에 남아 프로듀서의 길을 걸었다. 2010년 '사자 레코드'라는 음반사를 설립한 스컬은 꾸준히 레게 힙합을 선보이다가 방송인 겸 가수 하하와 스컬&하하라는 팀을 결성해 활동 중이다.

힙합듀오 스토니 스컹크가 해체한 후 쿠시는 YG엔터테인먼트에서 프로듀서로 전향했다. 사진은 쿠시가 가수 자이언티와 담벼락에 기대있는 모습. 쿠시 인스타그램
힙합듀오 스토니 스컹크가 해체한 후 쿠시는 YG엔터테인먼트에서 프로듀서로 전향했다. 사진은 쿠시가 가수 자이언티와 담벼락에 기대있는 모습. 쿠시 인스타그램

2. 쿠시, 무대 뒤 숨은 조력자로

스토니 스컹크 해체 후 쿠시의 독자적인 음악성은 빛을 발했다. 레게 색깔은 빠졌지만, 세련된 R&B힙합을 작업해 10여 년 사이 억대 저작권료 작곡가가 됐다. 쿠시는 프로듀서 테디와 함께 빅뱅, 2NE1으로 이어지는 힙합 아이돌 성공신화의 조력자로 평가된다. 남성그룹 빅뱅 지드래곤과 태양의 솔로앨범을 작업했고 걸그룹 2NE1의 '아이 돈 케어'(I Don't care), '박수쳐', '아파' 등을 작곡했다. 아이돌 힙합뿐만 아니라 가수 거미의 '미안해요', 가수 엄정화의 '디스코'(D.I.S.C.O) 등 다양한 장르의 곡에 참여해 스펙트럼을 넓혔다. 가수 자이언티의 '양화대교','신사', MBC '무한도전'에서 발표한 자이언티의 '스폰서' 역시 쿠시의 손을 거친 결과물이다.

현재 그는 테디가 창립한 YG 산하 기획사 '더블랙레이블'에 소속돼 있다. '쇼미더머니5'에서 오랜만에 무대에 서기도 했으나 방송에서 "누군가가 내가 쓴 노래를 선보이는 것에 희열을 느껴 랩을 끊었다"고 밝힌 만큼 가수로서의 모습은 보기는 어려울 듯하다. 최근 뮤지컬 배우 카이의 신곡 '모두 사랑인걸'을 작업해 또다시 뉴스에 이름을 올렸다.

●정규 1집 앨범 'Wanna Be Loved'

●정규 2집 앨범 'Boom Di Boom Di'

●정규 3집 앨범 'No Woman No Cry'

●정규 4집 앨범 '자장가'

●쿠시, 자이언티 'Machine Gun'

이소라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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