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대란 막기 위한 결단
도교육청 대신 전액 집행
4~12월 9개월치 141억원
보육교사 1500여명 임급 지급
전북도가 11일 어린이집 누리과정(만 3∼5세 무상보육) 운영비 141억원을 긴급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보육료와 운영비가 한 푼도 편성되지 않은 곳은 전국 17개 시ㆍ도 가운데 전북이 유일했다.
박철웅 전북도 복지여성보건국장은 이날 도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어린이집 누리과정이 자칫 중단될 수 있는 보육대란이 우려돼 우선 4~12월분의 운영비 141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 국장은 도교육청을 대신해 어린이집 운영비를 지원하기로 한 것은 어린이집 경영이 급격히 악화해 더는 방치할 수 없다는 현실 인식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도는 어린이집이 경영에 어려움을 겪자 올 2월에 1∼3개월분 운영비 47억원을 긴급 지원한 바 있다.
이번에 지원하는 운영비는 어린이 1인당 총 29만원의 누리과정 지원금 중 교육비 22만원을 제외한 7만원이다. 이 예산은 어린이집 담임 보육교사 수당과 교재ㆍ교구비, 급식ㆍ간식비, 보조교사 인건비 등으로 쓰인다.
이에 따라 도내 1,500개 어린이집 보육교사 1,500여명의 임금이 제대로 지급되고 영유아 2만여 명에 대한 교육도 당분간 안정적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교육비 22만원은 학부모들이 매달 15일께 아이행복카드로 결제하면 해당 카드사가 먼저 대납한 뒤 다음 달 20일 이후 복지부 산하 사회보장정보원으로부터 받는 식으로 지원된다.
예산 편성에 문제가 있더라도 곧바로 보육료를 끊을 수 없도록 협약이 돼 있어 현재까지는 도내 어린이집에 정상 지원되고 있다.
하지만 운영비는 각 지자체가 교육청으로부터 넘겨받아 직접 어린이집에 지원하는 방식이어서 4월부터 지급이 중단된 상태다.
이로 인해 보육교사에게 수당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는 등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 도내 어린이집들은 7개월째 운영비 지원이 끊기면서 곳곳에서 문을 닫고 있으며 보육교사들의 무더기 실직사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말 1,623개던 도내 어린이집은 지난 4월에는 1,584개로 39개나 문을 닫았다.
보육교사들도 급여를 제대로 받지 못해 생활고를 겪으면서 지난 3월 1,801명에서 5개월만인 8월 말 현재 1,583명으로 무려 218명 줄었다.
김옥례 전북어린이집 연합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전북도가 예산을 지원한 것을 환영한다”며 “정부와 도교육청은 어린이들의 평등하고 안정적인 교육을 위해 누리과정예산을 편성하라”고 촉구했다.
최수학 기자 shc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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