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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리 "아놀드 파머처럼 골프 발전에 기여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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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리 "아놀드 파머처럼 골프 발전에 기여할 것"

입력
2016.10.11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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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세리/사진=하나금융그룹 및 LPGA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대회본부 제공

[영종도=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한국여자골프의 살아있는 전설 박세리(39ㆍ하나금융그룹)가 골프 인생의 과거와 현재, 미래에 대해 이야기했다.

박세리는 11일 인천 영종도의 스카이72 골프&리조트 미디어센터에서 열린 은퇴 기자회견에서 "존경 받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1998년 미국에 진출해 통산 25승(메이저 5승)을 수확한 그는 13일부터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KEB 하나은행 챔피언십을 끝으로 선수 생활에 마침표를 찍는다.

-은퇴를 앞둔 소감은.

"은퇴는 3년 전부터 생각했다. 물론 지금 실감이 나진 않는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선배들을 보고 꿈을 키웠다. 이후 LPGA에 도전했고 부단히 노력했다. 운이 좋았다. 좋은 결과가 있었고 덕분에 지금의 내가 있다."

-줄리 잉스터(56ㆍ미국)나 캐리 웹(42ㆍ호주)은 여전히 현역이다. 아쉬움이 없나.

"아쉬움도, 섭섭함도 있다. 은퇴 후 삶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본보기가 되고 싶다. 운동 선수였기 때문에 다른 것은 할 수 없다기 보단,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은퇴에 대한 '후회'는 없다."

-그 동안 많은 후배들이 조언을 받으러 왔을 것 같다. 어떤 이야기들을 해줬나.

"경험을 그대로 전달했다. 세월이 지날 수록 많은 연습량이 다는 아니라는 것을 알았고 이를 전달했다. 선수들은 보통 자기 자신에 대해 인색하다. '이제는 즐겼으면 좋겠다'는 말을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다. 즐기라는 말이 연습량을 줄이고 개인 시간을 가지라는 의미가 아니다. 골프장에서 모든 일과가 끝난 후 자기 자신에게 시간을 주고 여유를 가지라는 말이다."

-국내 골프코스는 다른 나라에 비해 어떤가.

"국내 코스나 한국 선수들의 훈련 여건이 좋은 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선수들이 잘 하고 있다. 선수들이 정신적으로 강한 것 같다. KLPGA의 선수층도 두터워졌다. 자연스레 훈련 방법이라든지, 자기 관리 방법도 진화한 것 같다."

-2000년대 중반 LPGA가 한국 선수들로 하여금 영어시험을 보게 하려 했던 적이 있었다. 당시 상황은.

"그 시절엔 LPGA도 세계적이지 못했다. '월드(world)'를 지향했지만 성장이 덜 된 상황이었다. 아시아 선수들이 갑자기 많아지다 보니 소통 면에서 불편함이 있었을 것이다. 물론 방법은 잘못됐다. 선수들의 반응도 좋지 않았다. 그러나 추후 그와 같은 결정이 번복됐고, 소통이 되면서 투어도 발전했다. 한국선수들이 영어를 빨리 배우게 되는 계기도 됐다."

-골프의 개별 소비세를 없애자는 데 동참했다. 골프가 여전히 귀족 스포츠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골프가 스포츠이긴 하지만, 다른 종목과 차별화돼 있는 건 확실하다. 시작이 달랐기 때문에 바꿀 수 없는 부분이었다. 20년 전과 비교하면 지금은 골프를 안 치시는 분들도 골프 선수들을 안다.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때문에도 더 많은 관심을 받았다. 다른 스포츠에 비해 경비가 많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소비세 폐지에 힘을 보탰던 이유는 골프가 올림픽 정식 종목에 선정이 됐고, 일반인들에게도 활성화됐기 때문이다. 좋지 않은 선입견이 조금씩 없어졌으면 좋겠다."

-앞으로의 삶의 계획은.

"제2의 인생 목표는 확실히 정해졌다. 운동 선수들에게 좋은 여건이 만들어주고 싶다. 하루 아침에 되진 않겠지만 조금씩 변화했으면 좋겠다. 골프뿐 아니라 모든 운동 선수들이 마음껏 훈련할 수 있는 시스템, 여건을 만들고 싶다."

-어떻게 기억되고 싶은가.

"최고의 선수였던 것도 중요하지만, 앞으로는 박세리를 떠올렸을 때 많은 이들이 존경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부족하지만 많이 배워서 고(故) 아널드 파머처럼 골프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스스로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고생한 만큼 많은 것을 얻었기에 행복하다. 골프는 인생의 전환점이었다. 성공해야겠다는 이유가 있었고 성공하고 나서의 모습이 고맙다. 정말 많은 걸 배웠다. 인생에 있어서도 내가 어떤 사람이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됐다.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

영종도=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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