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에 체류하는 어린이 난민 약 1,500명이 10일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수도 아테네, 제2도시 테살로니케 등 현지 학교 20곳에 첫 등교를 했다. 난민들의 기약 없는 체류가 이어지며 그리스 교육 당국이 난민 어린이들을 현지 학교에 수용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해 첫 시행에 들어간 가운데 일부 학교에서는 난민 어린이들의 등교에 반대하는 그리스 학부모들이 항의하는 장면도 목격됐다.
AFP통신에 따르면 그리스 북부 테살로니키 인근의 소도시 프로피티스의 한 초등학교에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도착한 40명 가량의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어린이들을 맞이한 것은 시위를 하는 학부모들이었다. 학교 문을 굳게 걸어 잠근 이들은 그리스 국기를 흔들며 “우리 아이들이 성폭행을 당하면 누가 책임 지느냐” “난민 아이들이 예방접종을 했다고 들었지만 믿을 수가 없다”라고 외쳤다. 학부모들의 반대 시위로 난민 어린이들의 어깨는 더 움츠러들었다.
그리스 경찰은 포로피티스를 제외한 다른 곳에서는 유사한 사건 없이 난민 어린이들의 등교가 순조롭게 진행됐다고 밝혔다. 경찰당국은 사전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난민 어린이들은 등교가 허용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리스 교육부는 이달 말까지 1만명 이상의 난민 어린이의 교육 프로그램 등록을 완료할 예정이다. 당초 그리스 교육부는 지난 달 말까지 학령기 난민 1만8,000명을 학교에 입학시킬 계획이었으나 일부 지역 학부모의 반대에 부딪혀 일정을 연기했다. 이들은 건강상 이유를 우려하며 난민 어린이들이 그리스 어린이들과 같은 공간에서 공부하는 것에 반대 목소리를 냈다.
한편 서유럽과 북유럽으로 향하는 통로인 '발칸 루트'가 차단되며 그리스에는 현재 난민 약 6만 명의 발이 묶여 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