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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노트7 생산 중단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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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노트7 생산 중단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

입력
2016.10.11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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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CPSC 등 각국 정부기관들과

새 제품 발화 원인 조사 중

설계나 소프트웨어 결함으로

배터리 과열 가능성도 제기

美 소비자 49% “생산 중단해야”

“단종 막기 위한 처방”분석도

삼성전자가 10일 갤럭시노트7 생산을 잠정 중단한 것은 발화 원인과 대책에 대한 입장이 아직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소비자 혼란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로 풀이된다. 가장 많은 발화 사례가 보고된 미국을 중심으로 여론이 더 이상 악화하는 것을 막으려는 뜻도 깔려 있다.

이날 전자업계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새 제품 발화 사건이 발생한 미국ㆍ대만 등에서 제품 교환 작업을 중단하고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 등 각국 정부 기관과 함께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국내 갤럭시노트7 리콜 관계 당국인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도 “새 갤럭시노트7이 안전한지 삼성전자와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생산 중단이라는 초강수를 던진 것은 발화의 명확한 원인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란 시각이 적잖다. 지난달 갤럭시노트7 전량 리콜 계획을 발표할 때만 해도 배터리 자체 결함을 원인으로 지목했지만 해당 배터리를 탑재하지 않은 제품도 발화가 잇따르고 있는 이상 다른 문제가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설계 단계부터 구조적 결함이 있거나 배터리 같은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철완 박사(전 전자부품연구원 차세대전지연구센터장)는 “기존 갤럭시노트7 발화 사고 원인을 배터리 제조 공정의 문제라고 단순하게 결론 지은 것이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애초 삼성전자의 발표대로 배터리의 양극과 음극을 분리하는 막(분리막)이 너무 얇은 탓에 양극ㆍ음극이 접촉하면서 과열이 일어날 수도 있지만, 반대로 과열이 일어나서 양극ㆍ음극이 접촉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만약 과열이 먼저 일어났다면 그 원인은 스마트폰 외부 충격이나 배터리 과열을 막는 소프트웨어의 결함 등 다양한 곳에서 찾을 수 있다. 박 박사는 “배터리 자체의 문제가 아닐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둔 채 문제를 들여다 봤어야 했는데, 너무 섣불리 판단한 것 같다”고 진단했다.

원인 규명에 애를 먹고 있는 것과는 별개로 생산 중단 조치는 더 이상의 여론 악화를 발 빠르게 막기 위한 대응으로도 해석된다. 실제로 가장 많은 발화 사고가 보고된 미국에서는 지난 주말 전후해 소비자 여론이 급격히 악화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전문 매체인 샘모바일이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5,447명 중 2,671명(49%)이 “삼성전자는 즉시 갤럭시노트7 생산을 중단해야 한다”고 답했다. 반면에 “생산을 중단하지 말고 결함을 바로 잡아야 한다”는 답변은 1,134명(21%)에 그쳤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로서는 갤럭시노트7에 대한 소비자들의 부정적 인식이 삼성전자 전체로 확산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위기감이 컸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제품 단종과 같은 극단적인 상황을 막기 위해 오히려 더 적극적인 입장을 취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재리콜이나 단종 결정 등에 기준이 될 CPSC의 공식 입장이 언제 나올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삼성전자가 CPSC보다 먼저 갤럭시노트7 생산을 중단한 것은 제품을 계속 판매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 7 생산 일시 중단을 결정한 가운데 10일 오후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서초사옥 내 삼성전자 디지털 매장이 한산하다. 홍인기 기자 hongik@hankookilbo.com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 7 생산 일시 중단을 결정한 가운데 10일 오후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서초사옥 내 삼성전자 디지털 매장이 한산하다. 홍인기 기자 hongi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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