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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우범지대를 놀이공간으로

입력
2016.10.1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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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봉구 방학중에 설치된 ‘플레이@방학’ 시설물 구성도. 서울시 제공
서울 도봉구 방학중에 설치된 ‘플레이@방학’ 시설물 구성도. 서울시 제공

컨테이너 박스서 친구들과 수다

운동장에선 바둑ㆍ체스ㆍ장기 놀이

어두운 골목길에 대한 ‘범죄예방디자인’, 치매 예방을 위한 ‘인지건강디자인’ 등 디자인으로 사회문제 해결방안을 제시해온 서울시가 이번에는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디자인을 내놨다.

서울시는 도봉구 방학중학교와 인근 통학로를 청소년 놀이 공간으로 조성하는 내용의 ‘Play@방학’ 시범사업을 10일 발표했다.

이번에 사업 대상지로 선정된 방학중은 ‘서울시 학교폭력예방디자인’ 시범사업 공모로 선발된 학교다. 저소득층 비율이 높고 저층 주거지가 밀집해 사각지대에서 일어나는 청소년 비행이 빈번하게 발생했던 지역이다.

시 관계자는 “문화시설과 놀이시설이 부족해 학생 대부분이 방과 후 여가 시간을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할애하고 있다”면서 “소통단절, 공감능력 부족, 다양성 및 가치관 차이 이해부족 등이 학교폭력 증가의 원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시는 ‘PLAY@방학’ 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핵심은 학교폭력 등이 일어날 가능성이 많은 지역을 소통의 공간으로 만드는 것이다.

PLAY@방학은 놀이문화공간인 PLAY@박스, 20여 가지의 놀이 용품이 준비된 PLAY@테이블, 다양성 이해를 주제로 한 PLAY@아트월, 지역사회 중심 프로그램 운영 등으로 구성된다.

우선 PLAY@박스는 방학중학교 인근에 있는 도깨비공원에 설치된다. 컨테이너 박스를 개조한 것으로 청소년들이 자연스럽게 모여 영화를 보고, 책을 읽고, 이야기할 수 있는 놀이문화공간이다. 공원에 방치되어 있던 자투리 공간을 활용해 텔레비전, 아이패드 등 시청각시설과 도서 등을 구비, 아이들이 자유롭게 놀 수 있도록 했다.

PLAY@테이블은 도깨비공원 내 운동장에 마련됐다. 바둑판과 체스판, 장기판이 그려져 있는 2ㆍ4ㆍ6인용 테이블 3세트가 설치돼 있다.

시는 올 하반기부터 도깨비공원에서 방학초등학교 학생들의 방과후학교를 실시하고 내년에는 마을학교, 마을사랑방, 놀이활동가 등 다양한 마을 공동체 프로그램과 연계를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현재는 PLAY@박스에서 영어와 일본어 수업 진로 상담, 고민 상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시는 올해 시범대상지로 송파구 배명중, 성북구 장곡초를 추가로 선정해 현재 디자인 개발 중에 있으며 내년 상반기 2개 지역을 추가로 선정해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변태순 시 디자인정책과장은 “학교폭력의 유형과 지역적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디자인 솔루션 개발을 통해 교육위주의 정책에서 벗어나 다양한 방법으로 학생들이 안심하고 즐거운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데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효숙 기자 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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