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수술로 자궁근종 환자의 임신 78.6% 성공시켜”
서울성모병원 최소침습 및 로봇수술센터는 지난 4월 성능이 향상된 제4세대 Xi 다빈치 로봇수술기기를 도입했다. 송교영 위장관외과 교수가 이를 이용한 첫 수술을 하고 있는 모습. 서울성모병원 제공
미세 수술의 첨단은 ‘다빈치 로봇 수술’이다. 복강경 수술이 채워주지 못하는 미세함을 진일보 발전시켰다. 다빈치 로봇수술은 수술을 시행하는 의사가 외부의 로봇 조종석에 앉아 540도로 자유롭게 돌아가는 4개의 로봇팔을 이용해 수술하는 첨단 수술이다. 손동작보다 정밀하게 움직일 수 있어 인간 손의 한계를 뛰어 넘는다.
의사가 로봇을 조종하는 데 쓰는 작동 콘솔과 로봇 카트 등 두 부분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로봇카트는 높이 2m, 무게 540㎏에 이를 만큼 큰 덩치를 가지고 있다. 본체에는 4개의 팔이 달려 있는데 중앙에는 환자 몸 속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카메라가 붙어 있고, 나머지 팔에는 수술용 기구가 달려 있다.
이 수술은 복강경과 달리 3차원의 높은 해상도를 기반으로 환부를 10~15배 정도 확대한 영상을 볼 수 있는 수술용 카메라가 있어 수술 시야를 잘 확보할 수 있다. 의사 손의 움직임이 디지털화돼 있어 집도의의 미세한 손떨림도 막을 수 있다.
현재 로봇수술은 비뇨기과에서는 전립선암 방광암 콩팥절제술 신우형성술이 이뤄지고 있다. 외과에서는 갑상선암 위암 대장암 직장암 비장절제술 담낭절제술이, 산부인과에서는 자궁경부암 자궁내막암 자궁근종 난소종양수술이 시행되고 있다. 흉부외과에서는 폐암수술 심장판막재건술 심장중격결손 관상동맥우회술 등 다양한 영역에 걸쳐 적용되고 있다. 지난 8월 다빈치 로봇수술 2,000례를 달성해 로봇수술의 선두권에 선 서울성모병원 서울성모병원 최소침습및로봇수술센터를 알아본다.
/서울성모병원 로봇수술센터는 지난 8월 다빈치 로봇수술 2,000례를 달성한 뒤 승기배 병원장을 비롯해 송현 진료부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념행사를 가졌다.
서울성모병원 제공
제4세대 다빈치 로봇수술기 도입해 양질 수술
서울성모병원은 2009년 3월 25일 제2세대 다빈치 로봇수술기를 이용, 비뇨기과 전립선암 수술을 시작했다. 같은 해 10월 국내 최단기간인 7개월 만에 100례를 기록했으며 2013년 12월 1,000례를 달성한 데 이어 지난 8월 11일 김미란 산부인과 교수(최소침습 및 로봇수술센터장)가 자궁근종수술을 시행해 병원 다빈치 로봇수술 총 2,000례를 달성했다.
로봇수술은 산부인과 자궁근종 557건(27.9%), 비뇨기과 전립선암 513건(25.7%), 외과 갑상선암 145건(7.3%), 이비인후과 두경부암 110건(5.5%) 등 임상과별로 고난도 수술에 다빈치 로봇수술기를 활발히 적용하고 있다.
특히 자궁근종분야는 현재 570건의 로봇수술을 달성해 국내 최다 건수를 기록했다. 김미란 교수는 428건 이상의 자궁근종 로봇수술을 시행, 단일 수술자로 국내 최다 수술건수를 달성했다.
최근 로봇수술을 원하는 환자가 꾸준히 늘면서 최소침습및로봇수술센터는 지난 3월 최신 사양의 제4세대 Xi 다빈치 로봇수술기기를 도입했다. 이를 통해 센터는 기존 시스템의 기술적 한계로 접근하기 어려웠던 림프절제술이 필요한 고난이도 암수술은 물론 비뇨기과, 산부인과, 외과, 이비인후과의 다양하고 복잡한 최소침습수술에 확대 시행해 괄목할만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또한 제4세대 로봇수술기 도입에 발 맞춰 센터 각 임상과 의료진은 지난 3월 한국의사 최초로 일본 도쿄의 다빈치 로봇 트레이닝센터를 방문해 애니멀 랩 등 다양한 트레이닝을 마쳤다.
김미란 산부인과 교수는 “다빈치 로봇수술은 임신을 원하는 여성에게 자궁보존과 임신 성공 등 이점이 매우 많다”고 했다. 실제로 김 교수에게 수술 받은 자궁근종 환자의 임신 성공률도 78.6% 정도로 높다. 그가 ‘자궁근종 로봇수술 명의’로 꼽히는 이유다.
이지열 비뇨기과 교수는 “로봇수술은 전립선 주변에 배뇨와 성기능 관련 신경이 많아 10배 확대된 시야 확보와 정밀함을 보장해 줘 전립선암 수술에 매우 적합하다”며 “앞으로 더 많은 환자에게 적용될 것”이라고 했다.
위암 수술 전문인 송교영 위장관외과 교수는 로봇수술 시행 초기 복강경수술과 로봇수술을 비교한 뒤, 로봇수술의 합병증 발생빈도가 낮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해 로봇수술 장점을 밝힌 의사 중 한 명이다. 세계 각국 의사에게 위암 로봇수술을 가르치고 정기적인 학술교류는 물론 연구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
김민식 이비인후과 교수는 2009년부터 두경부암과 갑상선질환에 로봇수술을 적용해 환자의 빠른 회복과 함께 종양학적으로 안전한 결과를 보고하고 있다. 김 교수는 “로봇수술이 흉터가 눈에 띄지 않아 수술 후 미용적으로 우수한 성적을 얻을 수 있다”고 했다.
Xi?로봇수술기로 넓은 영역 수술을 할 수 있어 대장항문외과 질환에서 로봇수술이 점점 늘고 있다. 김준기 대장항문외과 교수는 “로봇수술은 직장암 질환에 대해 기능적인 보존을 하는데 효과적”이라며 “향상된 제4세대?Xi?다빈치 시스템을 바탕으로 병소(病巢)가 깊거나 골반이 좁고 암이 진행되는 등 고난이도 술기(術技)가 요구되는 직장암 수술에 적용하면 기존 개복이나 복강경 수술보다 우세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미란 센터장은 “센터는 환자에게 최상의 수술 치료를 제공하기 위해 각 분야 전문의가 모인 만큼 끊임없는 연구활동과 수술 술기 향상을 도모할 것”이라며 “로봇수술을 통해 환자 삶의 질 향상은 물론 행복한 생활로 빠르게 복귀할 수 있도록 최고 성적으로 환자에게 희망이 되겠다”고 했다.
의료선진국 의사도 와서 배우는 로봇수술
“한국 의사들은 출혈이 거의 없고 정교하게 암을 제거해 놀라울 뿐이다.” 의료 선진국 일본에서 한국의 앞선 로봇수술을 배우기 위해 서울성모병원 최소침습 및 로봇수술센터 송교영 위장관외과 교수에게 연수를 받고 있는 카즈키 씨의 소감이다.
서울성모병원 최소침습 및 로봇수술센터 라인업은 국내 최고를 자랑한다. 뛰어난 수술 능력 덕에 이 팀에는 늘 최초와 최고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위암 로봇수술의 권위자 송교영 교수는 로봇수술 시행 초창기 복강경 수술과 각 40례의 수술 후 임상적인 인자를 측정했다. 그 결과 수술 후 췌장염 발생빈도가 복강경 수술군에서 22.5%인 반면, 로봇수술 군에서는 10%로 로봇 수술 군이 낮은 결과를 얻었다. 뛰어난 연구 성과를 토대로 지금까지 일본 의사 13명이 서울성모병원 위암 술기를 배우고 정기적인 학술 교류를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최소침습 및 로봇수술센터는 그동안 미국 중국 요르단 도미니카공화국 모로코 카자흐스탄 영국 등 각국 외과의사와 의대학생을 유치했다. 2014년부터 로봇수술의 우수한 수술 결과와 숙련된 수술 술기를 경험하고자, 15명이 총 기간 2년 예정으로 연수 중이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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