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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환점 돈 BIFF, 분위기는 ‘썰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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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환점 돈 BIFF, 분위기는 ‘썰렁’

입력
2016.10.10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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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예년과 달리 차분한 분위기다.

태풍 ‘차바’로 인해 비프빌리지 행사 장소가 옮겨졌고, 부정청탁과 금품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시행으로 각종 행사가 취소되는 등 악재가 잇따랐기 때문이다.

10일 오후 부산국제영화제 주요 행사장인 해운대 영화의 전당. 영화제 분위기를 띄우려는 각종 영상 상영과 음악이 흘러나왔지만 차분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현장에서 영화 티켓을 구하려 순서를 기다리는 사람도 그리 많지 않아 관객들은 쉽게 영화표를 구할 수 있었다. 울산에서 온 김지영(25)씨는 “감독, 배우들을 직접 만나 얘기하는 영화를 제외하고는 영화티켓을 구하는 것이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면서 “3~4년째 영화제를 찾고 있는데 올해는 많이 붐비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당초 비프 빌리지가 설치돼 관객들을 맞이할 예정이던 해운대 해수욕장은 태풍 ‘차바’로 인해 시설물이 아예 다 파손돼 아직까지 철거, 청소 작업이 이어졌다. 이로 인해 매년 BIFF 기간이면 손님을 맞느라 분주했던 해운대 인근 상인들은 한숨만 쉬고 있었다.

포장마차를 운영하는 박모(53ㆍ여)씨는 “인기 배우들이 찾지 않아 매출에 타격이 크다”며 “지난해에는 빈자리가 없어 예약도 끊임없이 들어왔다”고 말했다. 최진석 해운대시장 상우회장은 “올해 여름 송도 등 서부산권 해수욕장에 관광객을 많이 뺏겼는데, BIFF 특수까지 실종돼 해운대지역 상인들 모두 울상”이라고 하소연했다.

매년 비프빌리지에서는 국내외 유명 스타를 초대하는 오픈 토크와 핸드프린팅 등의 행사가 열려 스타들을 보려고 시민과 관광객들이 몰리고 주변 상가도 활기를 띄었다. BIFF는 해운대해수욕장에서 예정된 모든 행사를 영화의전당 두레라움 광장으로 옮겨 진행하고 있지만 영화의전당 주변 역시 관광객들이 예년과 비교해 눈에 띄게 줄었다.

영화팬 이효정(37)씨는 “영화제의 묘미 중 하나가 해변을 산책하고 걷다가 우연히 감독, 배우들의 영화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는 점이었다”면서 “올해는 해변에서 이렇다 할 행사가 없으니 축제 분위기가 안 나는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실제 지난해 영화제는 소프라노 조수미, 중국 배우 탕웨이, 미국의 하비 케이틀 등 국내외 유명인사들이 부산을 찾아 영화제 개최를 축하했다. 하지만 올해 개막식에 레드카펫을 밟은 영화계 인사들은 예년과 비교해 수적으론 엇비슷하지만 중량급 인사들은 크게 눈에 띄지 않았다.

이에 따라 영화 다이빙벨 상영을 두고 촉발된 부산시와 부산국제영화제의 갈등이 우여곡절 끝에 봉합돼 어렵사리 올해 영화제가 열렸지만 영화제가 중반에 이르도록 축제 분위기가 고조되지 않아 관계자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는 모습이다.

한 영화배급사 관계자는 “10년째 부산영화제를 찾아왔지만 올해만큼 썰렁한 것은 처음”이라며 “영화제 기간 해운대가 들썩였는데 올해는 그런 분위기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부산국제영화제 관계자는 “보이콧의 영향이 있기도 하고, 유동인구가 많아 분위기를 붐업하는 데 좋은 장소인 해운대해수욕장에서 열릴 행사가 영화의 전당에서 열리면서 분위기가 살지 않은 측면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혜원 기자 iamjh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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