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부터 탐방 예약제 시행
자연훼손ㆍ환경오염 막기 위해
道, 입장료 현실화 방안도 마련
내년 하반기부터 제주 한라산과 성산일출봉을 탐방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예약을 해야 한다.
제주도는 한라산 탐방 5개 코스와 성산일출봉을 대상으로 내년 하반기부터 탐방 예약제를 시행한다고 10일 밝혔다.
탐방예약제는 한라산 등에 탐방객이 급증하면서 발생한 자연 훼손과 환경오염, 도로 정체 등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 문제를 단계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조치다. 도는 내년 상반기까지 탐방예약제 시행을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한라산 코스별 적정 탐방객 수 등은 논의해 결정할 예정이다.
도에 따르면 세계자연유산인 한라산국립공원 탐방객은 2012년 113만4,316명에서 2015년 125만5,731여명으로 증가했다. 탐방 코스 중 성판악 코스는 전체 탐방객의 35~36%가 집중되면서 훼손 우려가 높은 실정이다.
앞서 지난 2008년 시행된 한라산 탐방객 적정 수용관리용역 결과 탐방로와 주차장 등 시설물이 수용할 수 있는 순간 최대 물리적 수용력은 5,594명이지만, 지난해 1일 최대 탐방객 수는 갑절에 가까운 1만5,677명에 달했다.
실제 탐방객이 몰리는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성판악 코스 주변 일대는 불법주차 차량들이 도로 양옆을 점령하고 있고, 탐방객들이 한꺼번에 몰려 등반할 때 사람 뒷모습만 보고 올라갔다 내려왔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성산일출봉은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지난해 탐방객 수는 301만302명으로, 2011년 245만5,020명에 비해 22.6% 늘었다. 저렴한 입장료로 인해 수학여행 등 단체여행객과 중국인 관광객들이 몰리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도는 한라산과 성산일출봉에 대한 탐방예약제를 우선 실시하고, 이달 중으로 입장료 현실화 방안도 마련할 예정이다. 현재 한라산은 입장료가 무료이며, 주차료만 받고 있다. 성산일출봉의 입장료도 성인 2,000원, 어린이 1,000원으로, 타 관광지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편이다.
도는 성산일출봉의 경우 탐방예약제로 인한 탐방객 감소로 인근 상인들의 반발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주민 의견을 최대한 수렴하는 한편 제도 정착 이전까지 예약하지 않은 채 방문하는 탐방객 처리 문제 등에 대해서도 보완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탐방예약제 시행으로 이해관계인들의 명과 암이 존재하겠지만, 이제 진정으로 제주의 자연가치를 보전하고 관광문화의 품격을 향상하기 위한 중대한 결정을 내려야 할 시점이 됐다”고 밝혔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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